탑티어 발급 대상자 가족까지 취업 등 혜택
광역형 비자 시범사업 지자체 14곳 선정

박선정 김래현 기자 = 글로벌 우수인재를 적극 유치하기 위해 정부가 마련한 '탑티어(Top-Tier) 비자' 제도가 오늘부터 시행된다.
법무부는 2일 브리핑을 열고 정부의 수요자 맞춤형 비자 제도의 추진 현황을 발표했다.
법무부는 우선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바이오, 로봇, 방산 등의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첨단산업 인재가 우리나라에 유입될 수 있도록 비자 제도를 개선했다고 밝혔다.
탑티어 비자 발급 대상은 세계대학 순위 100위 이내 대학의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세계적 기업 또는 연구기관에서 일한 경력자로서, 연간 근로소득이 1인당 국민총소득(GNI) 3배(약 1억4986만원) 이상의 보수를 받고 국내 기업에서 근무 예정인 경우에 해당한다.
탑티어 비자를 발급받은 외국인뿐만 아니라 배우자, 미성년 자녀 등 가족까지도 취업이 자유롭고 정주가 가능한 거주(F-2) 비자를 곧바로 부여하며, 3년이 지나면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도록 했다.
대사관이나 출입국 관서 방문 없이 전자 방식으로 신속한 비자 발급 및 체류 허가를 부여하고, 부모 및 가사도우미 등과 함께 머물 수 있도록 출입국 및 체류 편의를 제공한다.
탑티어 비자 발급을 위한 요건 중 일부를 충족하지 못했더라도 특정활동(E-7) 자격을 부여받을 수 있고, 세계 100위 이내 상위권 대학 석사 이상 되는 고급인재에 대해서는 국내 취업이 확정되지 않더라도 '구직(D-10) 비자'로 2년간 자유롭게 취업 탐색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탑티어 비자 발급 예상 규모에 대한 질의에 법무부 관계자는 "현재 점수제 우수 인재라는 제도로 소득, 경력, 학력을 심사해 장기거주 비자를 부여하는데 그 규모가 9000명 정도"라며 "탑티어 비자는 이 제도보다는 (요건) 수준이 높기 때문에 그에 달하진 않더라도 어느정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했다.
지역 특성을 반영해 광역 지자체가 외국인을 추천하면 법무부가 비자를 심사·발급하는 '광역형 비자' 시범 사업도 오늘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법무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2월까지 전국 17개 광역지자체를 상대로 사업계획서를 공모했고, 광역형 비자 심의 위원회에서 이 사업계획서를 심의해 총 14개 광역지자체를 시범 사업 대상으로 선정했다.
시범 사업은 지자체에 우수 인재를 유치하고 산업현장의 인력 수요를 맞추기 위해 유학 비자(D-2)와 특정활동 비자(E-7)를 대상으로 한다.
우선 유학 비자의 경우 지자체의 특성에 따라 반도체, 로봇, AI, 이차전지, 바이오 산업 등 첨단산업의 인재 양성 혹은 관광 및 뿌리 산업의 인력 확보를 관련 학과의 유학생 비자 발급을 위한 재정 요건을 완화하기로 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시간제 취업 허용 시간을 확대해 주고, 또 학기 중 인턴 활동도 가능하게 설계했다.
특히 인천에서는 외국대학교 국내 캠퍼스 재학생의 체류기간 상한을 1년에서 2년으로 올려 우수한 유학생이 더 한국에 오래 머물 수 있도록 조치한다. 서울, 부산, 광주, 강원 등 10개 광역지자체가 대상이며 최대 발급 대상자 수는 4420명이다.
특정활동 비자의 시범 사업 대상은 4곳으로 1210명까지 발급이 가능하다. 대구에서는 생명과학, 로봇과학 등 신산업분야 기업이 전문인력을 도입할때 학력과 경력요건을 낮춘다. 경기의 경우 공학 분야 기술자 등이 한국어 능력이 우수할 때 학력 요건을 완화한다. 경북은 도지사가 정한 해외 전문대학을 졸업한 이공계 인재인 경우 학력 요건을 완화하고, 경남은 제조업 분야 해외 자회사에서 근무중인 기술인력이면 경력 요건을 완화해 준다.
법무부는 또 경제·산업계 등에서 제안한 비자·체류정책을 심의하기 위한 협의회를 열어 총 6개 제안을 수용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비자·체류정책 제안제에 따라 경제·산업계의 정책 제안에 대해 1차적으로 소관 부처나 지자체의 검토 의견을 거친 다음, '비자·체류정책 협의회'에서 국가의 이민정책 방향 부합 여부, 불법체류 발생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정책 반영 여부를 심의한다.
이번 협의회 심의 결과, 자동차 부품제조원, 판금·도장 정비원, 해기사 등 직종 신설, 입양목적 체류 자격 신설 등 6건의 제안이 수용됐다. 법무부는 올해 상반기까지 협의회 결과에 따라 정책을 개선할 예정이다.
김석우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은 "새롭게 시행되는 광역형 비자가 계절근로 비자, 지역특화형 비자와 함께 지역 기반 이민정책의 3대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자체와 협력하겠다"며 "수요자 맞춤형 비자 제도를 확대해 경제와 지역 발전에 기여하는 선진 이민정책의 기틀을 갖춰 나가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