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북한군 포로 "한국 꼭 가고 싶다…수술받을 수 있나"(종합)
우크라 북한군 포로 "한국 꼭 가고 싶다…수술받을 수 있나"(종합)
  • 뉴시스
  • 승인 2025.03.04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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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유용원, 북한군 포로 면담한 육성파일 공개
유 "한국 귀순 의사 밝혀…북한군 자폭 비일비재"
"당국, 우크라와 비공식적으로 포로송환 관련 교감"
여 "민주, 북한군 포로 문제 해결 적극 협조해야"
 조성봉 기자=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월 23일부터 26일까지 3박 4일의 일정으로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다. 사진은 유 의원이 25일 북한 포로를 면담하는 모습.

 하지현 한재혁 기자 =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4일 우크라이나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 2명이 한국 귀순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군사전문기자 출신인 유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23~26일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북한군 포로 2명과 면담한 육성 파일을 공개했다.

녹취에 따르면 북한군 포로 리 모 씨는 귀순 의사가 어느 정도 있는지 묻는 질문에 "한국으로 꼭 가고 싶다. 앞으로 우리 부모님들과 만나기 위해 꼭 가고 싶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리 씨가 턱에 총상을 입어 발음이 정확하지 않을 정도로 심각한 부상을 입은 상태였고, '한국에 가면 수술을 다시 받을 수 있을까요'라며 추후 본인의 부상 치료가 가능한지 물어왔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 가게 되면 내가 바라는 권리대로 그렇게 할 수 있을까요'라며 실제 귀순했을 때 본인이 부딪히게 될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깊은 고민과 함께, 가정을 이루고 정상적으로 살고 싶다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포로인 백 모 씨의 경우 귀순 의사를 묻자 "결심이 생기려고 하는 것 같기도 하다"며 "좀 더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고 한다.

유 의원은 "귀순에 대해 어느 정도 심경의 변화가 생기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며 "거의 절반 정도 마음이 기운 것 같은데, 가족과 관련해 계속 고민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리 씨의 증언을 통해 북한군의 피해 정도가 상당히 심각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북한군이 우크라이나군에게 포로로 붙잡히게 될 경우, 스스로 자폭을 선택하는 것이 비일비재하게 자행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리 씨는 "선행 전투단들이 모두 희생되고 부상을 입어 우리가 마지막으로 참전했다"며 "(자폭을) 목격도 많이 했고, 나 역시 부상당해서 쓰러질 당시 자폭용 수류탄을 가지고 있었다. 적에게 잡히면 그 자체가 어쨌든 조국에 대한 배반이라고 스스로 생각하는 것"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유 의원은 북한군 차원에서 자폭을 강요하는 부분을 확인했는지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북한군 사상자가 4000여 명에 달하는데도 현재까지 포로가 2명밖에 없다는 건 군사 상식에 맞지 않는 부분"이라며 "어릴 때부터 '포로로 잡히는 게 조국에 대한 배반'이라고 교육받아 자연스럽게 그런 행동을 취하는 부분이 있다고 이해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당국에서) '추가로 잡힌 포로는 없다'고 단호하게 답변했다"고 덧붙였다.

 조성봉 기자=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방문 보고 기자회견에서 북한 포로 면담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유 의원은 지난 2월 23일부터 26일까지 3박 4일의 일정으로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다

북한군 포로 송환과 관련한 우크라이나와 우리나라 정부의 협의 상황을 두고는 "우리 당국에서 비공식적으로 우크라이나 당국과 교감을 갖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제가 만난 우크라이나 당국자 가운데 (요구 사항 등을) 언급한 사람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국제적십자사 같은 기관의 객관적인 확인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라며 "확인이 되면 귀순 의사를 밝힌 북한군 포로에 대한 송환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북한과의 협의 필요성을 두고는 "아직까지 북한이 공식적으로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지금까지의 행태로 봐서는 포로를 돌려달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낮다. 북한과의 협의는 필요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북한군의 우크라이나군 파병을 통한 실전 경험 축적 우려에는 "리 씨의 경우 '(북한군의) 실전 경험이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다, 복귀 후에도 경력을 인정받아 북한군 내의 지위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는 이야기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1만2000여 명 가운데 40%에 가까운 4000명이 사상된 상태라 이들이 복귀하더라도 (북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은 예상보다 적을 수 있다"면서도 "복합적으로 북한군에게 도움을 줄 것이고, 우리 군의 안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을 통해 "북한군 포로들이 북한으로 송환된다면 이들에 대한 사형선고나 다름없다"며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또한 '북한군 포로를 북한으로 송환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히며, 북한의 반인권적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신 수석대변인은 "헌법상 대한민국 국민의 지위를 가진 이들이 북한으로 강제 송환되지 않도록, 외교 당국도 각별히 힘써주시길 바란다"며 "민주당 또한 제1야당으로서 북한의 참혹한 인권 유린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 북한군 포로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협조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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