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 30조 덜 걷혀 2년 연속 대규모 '세수펑크'…불용액 20조원(종합)
국세 30조 덜 걷혀 2년 연속 대규모 '세수펑크'…불용액 20조원(종합)
  • 뉴시스
  • 승인 2025.02.10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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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2024회계연도 세입·세출 실적 발표
총세입 535조9000억원·총세출 529조5000억원
국세수입 336조5000원…계획보다 30.8조 감소
불용액 20조1000억원…사실상 불용은 9.3조원
1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총세입 중 국세수입은 336조5000억원으로 예산(367조3000억원)보다 30조8000억원이나 세금이 덜 걷혔다. 3년 연속 세수 결손이다. 2023년 경기 부진으로 법인세가 15조2000억원이나 예상보다 덜 걷혔다.

안호균 박광온 기자 = 지난해 국세가 예상보다 30조8000억원 덜 걷힌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도(56조4000억원)보다 세수 결손 규모가 줄어들긴 했지만 대규모 세수 부족이 되풀이됐다.

계엄 사태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과 미 신행정부 정책 전환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와 올해는 경제 성장률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 세수 부족 사태가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정부가 계획만큼 쓰지 못한 예산(불용) 규모도 20조원을 넘었다. 지난해 미처 사용하지 못해 올해 지방교부세 정산, 채무 상환,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편성 등에 쓰일 수 있는 세계잉여금은 2조원으로 집계됐다.

기획재정부는 10일 한국재정정보원에서 김윤상 기재부 제2차관과 이미현 감사원 감사위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2024회계연도의 총세입부와 총세출부를 마감하고, 세입·세출 실적을 확정했다.

◆2024년 세수 결손 30조8000억원…경기 부진에 법인세수 급감

지난해 국세수입과 세외수입을 합한 총세입은 535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총세입은 정부가 편성한 예산(550조원) 보다 14조1000억원 모자랐다.

총세입 중 국세수입은 336조5000억원으로 예산(367조3000억원)보다 30조8000억원이나 세금이 덜 걷혔다. 2023년(-56조4000억원)에 이어 2년 연속 대규모 '세수 펑크'다. 지난해 국세 수입 실적은 2023년에 비해서도 7조5000억원이나 감소했다.

정병혁 기자 = 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2428.16)보다 35.79포인트(1.47%) 하락한 2392.37에,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661.33)보다 11.98포인트(1.81%) 내린 649.35에 거래를 시작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거래 종가(1419.2원)보다 6.8원 오른 1426.0원에 출발했다

경기 둔화와 자산시장 부진 등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2023년 경기 부진으로 법인세가 15조2000억원이나 예상보다 덜 걷혔다. 법인세는 2023년 세수 실적과 비교해도 17조9000원이나 급감했다.

또 소득세(-8조3000억원), 교통에너지환경세(-3조9000억원), 관세(-1조9000억원), 개별소비세(-1조5000억원), 교육세(-70000억원), 증권거래세(-6000억원) 등도 세수 목표치에 미달했다.

반면 상속증여세(6000억원)와 부가가치세(8000억원)는 예상치를 초과했다.

각종 수수료, 부담금 과태료, 이자수익 등 세금을 제외한 정부 수입을 뜻하는 세외수입이 부족한 세수를 일정 부분 메웠다. 지난해 세외수입은 199조4000억원으로 예산(182조7000억원)보다 16조7000억원 많았다.

조문균 기재부 조세분석과장은 10일 브리핑에서 '지난해 법인세수 급감이 법인세율 인하에 따른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법인세는 전년도 실적으로 신고 납부를 하기 때문에 2023년도 경기가 크게 작용했다"며 "법인세율 인하는 그 영향이 아주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전체적으로는 기업 실적 악화 요인이 가장 크다고 본다"고 답했다.

조 과장은 '최근 세수 오차가 카지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대외 불확실성이 커져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보다 세수 오차가 좀 더 늘어난 것으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진아 기자 = 서울 시내 주유소.

◆세출 예산도 다 못써…불용액 20조1000억원

정부가 지난해 집행한 총액을 뜻하는 총세출은 529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일반회계 지출액이 435조4000억원, 특별회계 지출액이 94조원이다.

정부가 계획만큼 지출하지 못한 정도를 뜻하는 결산상 불용액은 20조1000억원으로 파악됐다. 불용액은 한 해 지출 가능한 전체 규모(예산현액)에서 총세출액과 이월액을 뺀 금액이다. 2023년(45조7000억원)에 비해서는 불용 규모가 줄었다.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사실상 불용'은 9조3000억원으로 파악됐다. 사실상 불용은 2022년 7조4000억원, 2023년 10조8000억원이 발생했었다.

사실상 불용을 구성하는 요소는 사업비 불용(6조8000억원)과 예비비 미집행(2조5000억원)이다. 정부는 2023~2024년에 집중호우·태풍 등 재난·재해 소요가 적게 발생해 예비비 미집행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세입 여건 변화에 따른 조정(6조5000억원)과 정부 내부거래(4조3000억원)는 사실상 불용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게 기재부의 설명이다.

박봉용 기재부 재정관리국장은 "불용액은 내부거래나 국세수입에 연동된 부분 보다는 국민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사실상 불용'을 봐야 한다. 사실상 불용액은 작년보다 규모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박 국장은 "순수한 사업비 불용액은 6조8000억원인데 낮은 수준은 아니지만 그 정도 규모로 나온 해는 이전에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윤상 기획재정부 차관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재정정보원에서 열린 '2024회계연도 총세입부·총세출부 마감행사'에 참석해 2024회계연도 총세입부·총세출부 마감 버튼을 누르고 있다

◆지난해 재정 운용하고 남은 세계잉여금 2조원

정부가 1년간 재정을 운용하다가 남은 돈을 뜻하는 '세계잉여금'은 2조원을 기록했다. 세계잉여금은 총세입에서 총세출을 뺀 결산상 잉여금(6조5000억원)에서 다음 연도 이월액(4조5000억원)을 차감하는 방식으로 계산한다.

이 중 일반회계 세계잉여금 4000억원은 국가재정법 제90조에 정해진 순서에 따라 4월 결산 후 지방교부세 정산, 공적자금상환기금 출연, 채무 상환, 추경 편성 등에 쓰일 수 있다. 특별회계 세계잉여금 1조6000억원은 특별회계의 근거 법률에 따라 세입 처리 예정이다.

김윤상 차관은 "정부는 2년 연속 발생한 세수 부족 상황에서도 기금 여유재원 등을 최대한 활용해 민생 안정과 경제 활력 등을 위한 재정사업이 차질없이 집행될 수 있도록 지원했다. 그 결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대한 정부기여도는 연간 기준으로 0.4%포인트(p)를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세입·세출 마감 실적을 기초로 기금 결산 결과를 반영한 국가결산보고서를 작성해 4월 국무회의에 상정할 예정이다. 이후 정부는 감사원 결산검사를 거쳐 국가결산보고서를 5월 말까지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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