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는 두 차례 선거 연기로 난항 겪어
이달 말 선운위 구성·내달 초 업무 착수 예정
하근수 기자 = 대한체육회가 이기흥 시대를 뒤로하고 유승민 시대를 맞이했다. 두 차례 선거 연기로 난항에 빠진 대한축구협회에도 새로운 얼굴을 원하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지난 14일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 결과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417표)이 이기흥 전 대한체육회장(379표)을 단 38표 차로 제치고 새 대한체육회장에 올랐다.
유 당선인은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 체육의 기적이 일어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대한체육회 노조는 유 당선인을 축하하며 '체육의 봄이 도래한 첫 신호'라며 기뻐했다.
이 전 회장이 각종 비위 의혹을 딛고 3연임에 성공할 거란 예상이 지배적이었지만 결과는 달랐다.
탁구협회를 성공적으로 이끈 유 당선인의 젊은 리더십이 체육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제55대 회장 선거를 앞둔 축구협회를 향해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축구협회는 정몽규 회장 체제 아래 최근 여러 논란으로 뭇매를 맞았다.
가깝게는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지적된 특혜 논란이 있었고, 조금 더 멀리 가면 승부조작 축구인 기습 사면 사태 등이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 차기 축구협회장 선거는 4연임에 도전하는 정 회장을 비롯해 허정무 전 축구대표팀 감독과 신문선 명지대학교 초빙교수의 삼파전으로 좁혀졌다.
애초 지난 8일 선거가 치러질 예정이었으나, 허 후보가 축구협회를 상대로 낸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이 서울중앙지법에서 인용되며 한 차례 미뤄졌다.
축구협회 선거운영위원회는 9일 선거인 명부 작성부터 다시 진행해 23일 선거를 치르기로 했으나, 10일 선운위 위원들이 일괄 사퇴하며 잠정 연기됐다.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후보자들 사이 '공약 중심' 선거 대신 '네거티브' 선거가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개혁과 쇄신을 바랐던 기대감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나아가 대한체육회와 마찬가지로 축구협회 역시 새 얼굴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다만 신선하고 참신한 변화를 이끌 젊은 축구 행정인이 부족하다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한편 축구협회는 두 차례 연기된 선거를 진행하기 위해 다시 출발선에 섰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 중 선운위 구성과 관련해 "관련 단체 추천을 받을 예정이다. 일정을 너무 급하게 잡지 말되, 1월 말까지 선운위를 구성한 뒤 2월 초 이사회 승인을 받아 새로 꾸려진 선운위가 업무에 착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제55대 선거 이후 '축구의 봄'이 찾아올지 국민적 관심이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