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인선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휴전안에 서명하면서 중동 정세가 안정을 찾는 가운데, 수에즈 운하 통행도 곧 정상화될 수 있을 전망이다. 고공 행진을 이어가던 해상 운임도 이에 맞춰 차츰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예맨 후티 반군의 홍해 공격이 이스라엘-하마스의 휴전에 따라 중단되면 수에즈 운하 운항이 재개될 것으로 예측된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실은 지난 17일 하마스와 협상팀과 가자 휴전 및 인질 교환 합의안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르면 20일부터 합의안의 실질적인 효력이 발생한다.
후티 반군은 2023년 10월7일 이스라엘로 향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선언했다. 무인기와 탄도 미사일을 동원해 상선 공격에 나서자 주요 해운사들은 홍해 항로를 우회하기 시작했다.
이곳은 지중해와 홍해를 잇는 관문이다. 전 세계 무역량 12%가 통과할 정도로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주요 통로다. 수에즈 운하 대신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 우회시 거리로는 5000㎞, 운항 기간은 10일 늘어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에즈 운하 마비는 선복량(적재능력) 감소 효과를 만들어내 운임 상승을 이끌었다.
대표적인 해상 운임 지수 상하이 컨테이너 운임 지수(SCFI)는 지난 10일 기준 2290으로 2023년 10월(1000 안팎서 횡보) 대비 2배 이상 높다. 지난해 7월 3733으로 수에즈 운하 마비 후 최고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해운사의 수익으로 연결됐다. 해운사의 손익분기점은 SCFI 1000 안팎이다. 국내 해운사 HMM(지난해 영업이익 3조2195억원 전망)은 물론 MSC, 머스크 등도 수익 극대화를 이뤘다.
앞으로 홍해 항로가 정상화되면 운임도 점차 하락할 것으로 예측된다. 하락의 정도와 기간은 완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수에즈 운하 재개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고, 선박 스케줄(2~3개월)에 따라 정상화에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하락폭에 대해서는 이견이 나온다. 한국무역협회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5년 세계 해상운임 전망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 413명 중 39.8%는 올해 해상운임이 오를 것이라고 응답했다.
과거 주문한 선박이 지난해와 올해 선사에 대거 인도되면서 선복량이 늘어날 것이란 반론도 있다. 선복량 확대는 시장에서의 공급 증가로 해석되기 때문에 운임 하락 요인이다.
2025년 인도될 1만2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이상급 대형선 인도 예정 물량은 선복량의 11%에 이를 것이란 예측도 나왔다. 다만 노후 선박의 폐선 일정에 따라 선복량 증가 규모는 제한적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후티 반군이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운임은 안정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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