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결집' 긍정 해석…"'이재명은 안 된다'는 여론 반영"
당내 일각선 "냉정하게 판단해야…반사이익 측면 있어"
이승재 기자 = 국민의힘이 최근 지지율 상승세에 힘입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겨냥한 이른바 '반(反)이재명 여론전'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이 대표와 민주당을 향한 공세를 강화해 지지층 결집을 더 견인하겠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당 일각에서는 "지지율 상승은 우리가 잘해서 그런 게 아니다"라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상승 추세다. 오차범위 내에서 민주당을 앞선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한국갤럽이 지난 14~16일(1월 셋째 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은 39%, 민주당은 36%로 집계됐다.
직전 조사(1월 둘째 주)와 비교해 국민의힘 지지율은 5%포인트(p) 상승했고, 민주당은 변동이 없었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을 앞선 건 지난해 8월 넷째 주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이 여론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6.3%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p다.
한국갤럽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후인 지난달 중순 민주당 지지도(48%)가 현 정부 출범 이래 최고치를 경신하며 국민의힘과 격차를 벌렸는데, 이번 달 들어 양대 정당이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의 비등한 구도로 되돌아갔다"고 평가했다.
여론조사 회사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3~15일(1월 3주차)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는 국민의힘 정당 지지도가 35%, 민주당은 33%로 집계됐다.
직전 조사(1월 2주차)와 비교하면 국민의힘 지지도는 3%p 상승했다. 반면 민주당은 3%p 떨어지면서 양당의 지지도가 오차 범위 내에서 역전됐다.
NBS의 경우 국민의힘 지지율이 앞선 것은 지난해 9월 4주차 조사(국민의힘 28%, 민주당 26%)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이 조사는 국내 통신 3사가 제공하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9.6%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p다. 두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또는 한국갤럽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당내에서도 이런 현상에 대해 조심스럽지만 긍정적인 방향으로 해석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19일 뉴시스에 "최근 지지율이 오르는 것은 결국 보수층이 결집한 것 아니겠나"라며 "야당에서 과표집이라고 지적하는데 여러 조사의 방향성을 놓고 보면 그런 의혹 제기에 큰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은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아무래도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지지층이 결집하고 있고, '이재명 대표는 안 된다'라는 생각들이 결부된 게 여론조사로 표출된 것 아닌가 싶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지지율 상승세에 힘입어 대야((對野)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최근 여론 흐름에 대해 "여러 정치 전문가들은 민생을 팽개치고 매일 탄핵·특검·체포만을 외치는 민주당에 대해 이제 국민 여러분께서 '민주당이 국정불안 세력이다'라고 느낀 결과라고 평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 지도부는 이재명 대표의 선거법 위반 2심 선고 등 재판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당 지지율 상승에 대해 신중론도 나온다.
당 전략기획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조정훈 의원은 "(지지율 골든크로스 이유가) 민주당의 실책인가, 국민의힘 스스로의 득점인가에 대해 냉정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안철수 의원도 "국민의힘이 잘해서 지지율이 오른 것이 아니라 민주당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많아져서 오히려 반사이익적인 측면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