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운명' 손에 쥔 헌법재판관 8인의 면면
윤 대통령 '운명' 손에 쥔 헌법재판관 8인의 면면
  • 뉴시스
  • 승인 2025.04.01 15: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재판관 6인 심리 시작…정계선·조한창 임명으로 8인 체제
마은혁 후보자 임명 논란…헌재 위헌 결정에도 임명 보류
8인 헌법재판관 면면은…성향별 진보 3·중도 2·보수 3 구성
정병혁 기자 = 헌법재판관들이 27일 일반 헌법소원 사건 선고를 위해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입장하고 있다

 이종희 기자 = 헌법재판소가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임명을 기다리지 못하고 결국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을 8인 체제에서 선고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이 지정되면서 윤 대통령의 운명을 쥔 헌법재판관 8명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헌재는 이날 오전 기자단에 공지를 통해 4일 오전 11시 윤 대통령 탄핵심판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헌법에서 정한 헌법재판관 정원은 9명이지만 현재 재판관 구성은 8명이다. 헌재가 이날 선고일을 국회 측과 윤 대통령 측에 통보하면서 8인 체제에서 선고가 진행되게 됐다.

◆우여곡절 끝에 8인 체제에서 윤 대통령 선고

지난해 12월 14일 국회로부터 윤 대통령 소추의결서가 접수될 당시 재판관은 국회 몫 재판관 3명이 공석인 6인 체제였다. 지난해 10월 이종석 헌재소장과 이영진·김기영 재판관이 퇴임됐지만 국회에서 재판관 추천이 지연된 탓이다.

헌재는 윤 대통령 탄핵 사건을 6인 체제에서 심리를 시작했다. 앞서 헌재는 심리 정족수를 6명으로 규정한 헌재법 조항에 대한 효력을 정지해 사건 심리는 가능했지만 결정을 내리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여야는 재판관 임명을 서둘렀지만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각각 조한창 후보자와 정계선·마은혁 후보자를 각각 추천했으나 여당에서 대통령 권한대행의 재판관 임명권 문제를 거론하며 인사청문회와 표결 절차에 불참했다.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던 한덕수 국무총리는 여야 합의가 없다는 이유로 3인의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보류했고, 야당은 한 총리를 탄핵소추했다.

이어 대통령 권한대행이 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해 31일 조한창·정계선 재판관을 임명했다. 하지만 마은혁 후보자에 대해선 여야 합의가 없었다며 임명을 보류했다.

헌재는 지난 2월 27일 우원식 국회의장이 최 부총리를 상대로 낸 권한쟁의심판에서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재판관을 임명해야 할 헌법적 의무가 있다며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것은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최 부총리는 헌재의 결정에도 마 후보자를 한 달여간 임명하지 않았다. 이후 탄핵이 기각돼 복귀한 한 총리도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마 후보자가 임명되면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마 후보자가 탄핵심판에 참여할 경우 변론을 재개해야 되는데 이 경우 선고가 지연될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헌재는 8인 체제 하에서 결론을 내는 것이 맞다고 보고 선고기일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마 후보자가 임명되더라도 심리에 관여한 8인의 재판관으로 선고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헌재는 8인 체제 선고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은 당시 박한철 헌재소장이 퇴임하면서 8인 체제로 결정이 선고됐다.

◆8인 헌법재판관 면면은…성향별 진보 3·중도 2·보수 3 구성

2019년 3월 문재인 대통령이 지명한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과 이미선 재판관은 진보 성향으로 분류된다.

문 권한대행은 진주 대아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92년 임관했다. 2008년 진보성향 판사들의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회장을 지냈다.

사회적 약자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온 문 권한대행은 창원지법 부장판사 재직 시절 처지를 비관해 집에 불을 지르려 한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면서 중국 에세이집 '살아있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 책을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여관에 불을 질러 자살을 기도한 피고인에겐 "자살이 '살자'가 되는 것처럼, 때론 죽으려 하는 이유가 살아가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며 격려한 일화도 전해진다.

이미선 재판관은 부산 학산여고와 부산대 법대를 졸업하고 서울지법·서울지법 북부지원·청주지법·수원지법·대전고법·대전지법 판사를 지냈다. 대법원 재판연구관 재직 시절 노동법 분야에 대한 연구를 하며 노동자의 법적 보호 강화 등 사회적 약자의 권리 보호를 위해 노력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3년 3월 김명수 대법원장이 지명한 김형두 재판관과 정정미 재판관은 중도 성향의 정통 법관이다.

김 재판관은 민사, 형사, 특허, 도산 등 다양한 재판 업무를 담당한 경험이 있는 정통한 법관으로 평가받는다. 정 재판관은 1996년 인천지법 부천지원 판사로 법복을 입은 후 사법연수원 교수, 외국 교육 파견 등 일부 시기를 제외하고는 재판 실무를 담당했다.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정형식 재판관은 재판관 중 유일하게 윤 대통령이 지명했다. 정 재판관은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서울회생법원장, 수원고등법원 부장판사, 대전고등법원장을 역임했다. 정 재판관은 지난 2018년 국정농단 사건 항소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 징역 2년6월과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해 논란이 된 바 있다.

김복형 재판관은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명했다. 김 재판관은 부산서여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서울지법 북부지원 판사·대구지법 부장판사·서울고법 판사·수원고법 부장판사 등을 역임했다. 2008년 여성 법관으로는 처음으로 대법관실 소속 전속연구관에 보임돼 2년간 근무했다. 중도 보수성향으로 분류된다.

국회의 추천을 받아 지명된 정계선 재판관과 조한창 재판관은 각각 진보 성향, 보수 성향으로 평가된다.

정 재판관은 충주여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해 1995년 사법시험을 수석 합격했다. 서울중앙지법에서 여성 최초로 부패전담부 재판장을 맡았고, 이명박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 재판에서 징역 15년 형을 선고한 이력이 있다. 정 재판관은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다.

조 재판관은 상문고와 서울대 사법학과를 졸업한 뒤 1992년 부산지법 동부지원 판사로 법조계에 들어섰다. 대법원 재판연구관과 서울행정법원 수석부장판사 직무대리 등을 역임했다. 조 재판관은 과거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심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과 관련한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또한 윤석열 정부에서 세 차례 대법관 후보에 올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