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대회 성과, 유망주 성장 등 성과 있어
대학팀·선수 소외 부작용…조기 교체 꼼수

박대로 기자 = 22세 이하 선수를 프로축구 K리그 경기에 의무적으로 출전시키는 규정이 또 논란에 휘말렸다. 대학 축구부 감독들이 이 규정을 폐지하라며 단체 행동을 했다.
한국대학축구지도자협의회(대학지도자협회)는 10일 경남 통영에서 열리는 제59회 춘계대학축구연맹전을 앞두고 '대한축구협회의 제도개선에 대한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U-22 의무 출전 규정으로 22세, 23세 젊은 대학축구 선수들은 취업조차 어려운 나라가 돼 버렸다"고 밝혔다.
이어 "대학을 졸업한 선수들은 해당 나이(U-22)에 속하지 않기 때문에 프로 진출이 더 힘들어진다"며 "1~2학년 선수들이 아닌 고학년 선수들은 기회도 적을 뿐만 아니라 프로 진출을 하더라도 계약 형태가 좋지 않은 실정"이라고 비판했다.
K리그의 22세 이하 의무 출전 규정이 대학 축구를 고사시키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전 세계에 유례가 없는 이 규정은 22세 이하 선수 1명 이상을 의무적으로 K리그 경기에 선발로 투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22세 이하 선수가 선발 명단에 1명, 대기 명단에 1명 이상 포함돼야 한다. 22세 이하 선수가 2명 이상 선발 출전하거나 대기 선수 1명이 교체로 투입되면 해당 팀에게는 경기당 교체 인원이 5명까지 주어진다.
만약 22세 이하 선수가 선발로 1명만 출전하고 교체 투입이 없으면 최대 3명까지만 교체할 수 있다. 22세 이하 선수가 선발로 나서지 많으면 경기당 교체 인원은 2명으로 줄어든다.
22세 선수 의무 출전 규정의 모태는 2013년 시작된 23세 이하 선수 출전 규정이다. 정몽규 현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한국프로축구연맹 회장이던 2012년 23세 이하 선수 출전 규정을 제안했고 2013년부터 시행했다. 2019년부터는 K리그에 22세 이하 선수 의무 출전 규정이 적용됐다.
이 규정을 놓고 찬반양론이 있어 왔다.
프로축구연맹은 이 규정이 유소년 육성 정책과 맞물려 젊고 실력 있는 선수들을 꾸준히 배출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냈다고 자평한다.
아울러 이 규정이 각급 연령별 대표팀의 국제 대회 성적으로 이어졌다는 평이 나온다. 2018 아시안게임 금메달, 2019 FIFA U20 월드컵 준우승 등 성과가 있었다.
현재 국가대표팀 주축인 김민재와 황인범이 이 제도를 바탕으로 K리그에서 출전 기회를 꾸준히 얻었다. 도쿄올림픽 축구 대표팀 김학범호에서 활약한 이동경, 오세훈, 조규성, 김대원, 정승원 등이 수혜자다.

유망주들이 K리그에서 출전 기회를 얻게 함으로써 인재의 해외 유출을 방지한 측면도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22세 이하 선수 중 기량이 뛰어나지 않은 선수들이 경기에 투입되면서 리그 수준이 떨어졌다는 평이 나왔다.
반대로 기량이 뛰어난 22세 이하 선수들의 몸값이 비정상적으로 비싸졌다. 22세 이하 출전 규정을 지키면서 경기력까지 향상시키려는 구단들이 기량이 뛰어난 어린 선수들에게 비정상적으로 많은 연봉을 지급하는 일이 발생했다.
대학 축구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고교 졸업 후 K리그나 해외 리그로 가는 선수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K리그가 이 규정을 만들면서 대학팀들로서는 선수 구하기가 한층 어려워졌다.
22세까지 프로로 가지 못한 대학 선수들은 몸값 하락을 감수해야 하는 실정이다. 22세가 넘으면 아예 선수 생활을 마감하는 사례 역시 늘고 있다.
규정을 지키기 위한 꼼수도 눈에 띈다. 일부 K리그팀들은 22세 이하 선수 2명을 선발로 넣었다가 10여분 만에 교체하는 등 편법을 동원하고 있다. 파울루 벤투 전 대표팀 감독은 2022 카타르월드컵 전에 이 같은 조기 교체 행위를 공개 비판한 바 있다.
이처럼 평가가 엇갈리는 22세 이하 의무 출전 규정은 올 시즌 K리그에도 변함없이 적용될 예정이다.
대학 감독들이 집단행동에 나선 가운데 규정 존폐 여부를 둘러싸고 축구계 안팎의 이목이 쏠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