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로 예금이자 3%→2%대 내리기 전 수요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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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필 기자 = 지난달 5대 시중은행 정기예금 상품으로 15조원이 넘는 시중 유동자금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예금이자가 2%대로 떨어지기 전에 예치해 두려는 막차 수요가 집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총수신 잔액은 지난달 27일 기준 2067조8059억원으로 집계됐다. 1월말 2047조3063억원에서 지난달 20조4996억원 늘어난 규모다.
이들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937조7417억원으로 나타났다. 1월말 922조2998억원에서 15조4419억원 불어난 액수다.
앞서 정기예금은 두 달간 25조9203억원 급감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21조1285억원에 이어 올해 1월 4조7918억원 빠졌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로 예금금리가 계속 하락하면서 해외주식과 금 투자 등으로 자금이 이동했다.
2월 들어 예금이 다시 큰 폭으로 불어난 것은 금리가 연 3%에서 2%대로 더 떨어지기 전에 예치해두려는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25일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3.0%에서 2.75%로 0.25%포인트(p) 인하했다. 기준금리가 2%대로 내려간 것은 2022년 10월(2.5→3.0%) 이후 2년 4개월 만이다.
5대 은행 정기적금 잔액은 39조607억원으로 집계됐다. 1월말 기준 38조9736억원에서 871억원 늘었다. 앞서 정기적금은 지난해 말 39조9277억원에서 1월 한 달간 9541억원 빠진 바 있다.
저원가성 예금인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MMDA)을 포함한 요구불예금은 624조1620억원으로 나타났다. 1월말 627조4067억원에서 3조2447억원 줄었다. 앞서 요구불예금은 1월에도 3조8268억원 감소한 바 있다.
은행권은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해 계속해서 예·적금 수신상품 금리를 낮추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국민은행 'KB스타 정기예금'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 ▲하나은행 '하나의 정기예금' 등 대표 상품은 2월 기준금리 인하 전후로 1년 만기 우대금리 포함 최고금리가 3.00%에서 2.95%로 하향 조정됐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오뱅크는 지난달 28일부터 정기예금과 정기적금 등 6종의 금리를 0.2~0.7%p 내렸다. 정기예금(12개월 만기)은 3.10%에서 2.90%으로 0.2%p, 자유적금(12개월 만기)은 3.50%에서 3.10%로 0.4%p 낮췄다. 자유적금(2년 이상 만기)은 3.50%에서 2.80%로 0.7%p 인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