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공급부족 우려로 신축 선호도 여전히 높아
지방 미분양 리스크 여전…투자 수요 유입 제한적
홍세희 기자 = 이달 전국에서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난 분양 물량이 예정돼 있다. 건설사들이 연말 분양 물량을 쏟아내고 있지만, 가격과 입지 등에 따른 지역별, 단지별 양극화는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8일 부동산 플랫폼업체 직방에 따르면 11월에는 전국에서 아파트 3만9240가구(일반분양 2만5135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이는 전년 동기(1만9881가구)와 비교해 97% 증가한 물량이다. 권역별로는 수도권 2만904가구, 지방 1만8336가구가 공급 예정이다.
수도권에서는 경기도가 1만3822가구로 가장 많고 ▲서울 4331가구 ▲인천 2751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지방에서는 ▲충남 6256 가구 ▲대전 2946 가구 ▲전북 2425 가구 ▲울산 2153 가구 ▲부산 1570 가구 ▲대구 1093 가구 ▲충북 1021 가구 ▲전남 475 가구 ▲강원 397가구 순으로 물량이 많다.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로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고 있지만,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공급부족 우려 등으로 여전히 신축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지난달 청약에서도 수도권 내 분양가 상한제(분상제) 단지 등은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10월 청약 경쟁이 가장 치열했던 단지는 서울 송파구 신천동 잠실래미안아이파크다. 잠실래미안아이파크는 307가구를 모집하는 1순위 청약에 무려 8만2487명이 신청하면서 평균 268.7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20년 만에 잠실에 공급되는 대단지 신축인 잠실래미안아이파크는 분상제까지 적용돼 분양 전부터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았다.
분상제 단지는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분양가로 일정한 시세차익이 기대돼 청약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역시 분상제 단지였던 '디에이치대치에델루이'의 경우 9월 37가구 분양에 3만7946개의 청약통장이 몰리며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이 1025.6대 1을 기록하기도 했다. '청담르엘'도 85가구 분양에 청약자 5만6717명이 몰리며 667.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다만 지방은 여전히 청약 시장이 회복되지 못한 모습이다. 지난달 대전르에브스위첸1단지(4.85대 1), 대전르에브스위첸2단지(3.42대 1) 등 입지 여건이 좋은 일부 단지는 선방했지만 미달 단지도 나왔다.
부산 센텀파크 SK뷰는 276가구 모집에 320명이 신청하면서 1순위 마감에 실패했다. 전북 남원 드림헤이븐은 114가구 모집에 10명만 청약을 접수하면서 미달됐고, 울산 무거 비스타동원 역시 477가구 모집에 60명 접수에 그쳤다.
미분양 주택도 지방에 80%가 몰려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주택통계에 따르면 9월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6776가구인데 지방에 5만2878가구(79.2%)가 적체돼 있다.
지방은 미분양 리스크가 여전하고, 투자 수요 유입도 제한적이라 대단지나 입지적 장점이 뚜렷한 일부 단지가 아닌 경우 청약 수요가 몰리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청약 수요에서 가격 상승여력과 입지가 단지 선정의 큰 요소로 꼽히는 가운데 수도권은 공급부족 등의 불안감에 수요가 지속되며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지속되는 분위기"라며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단지의 쏠림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단지별 청약 양극화는 계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