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이란 재보복 선언도 달러 강세 재료
10월 한은 금리 인하 가능성은 원화 약세 유발
남주현 기자 = 1300원대 초반까지 떨어졌던 원·달러가 3거래일 만에 40원 가까이 오르며 한달 만에 1340원대로 뛰었다.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줄며 추가 빅컷(0.25%포인트 인하) 기대가 약화된데 다, 연일 긴장감이 고조되는 중동 정세까지 겹치며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다.
여기에 이달 11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38개월 만에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는 원화 약세로 이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주 환율 상방으로 1380원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시각이 나온다.
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오전 9시22분 현재 원·달러는 전거래일 오후 3시30분 종가(1327.6원)보다 11.1원 오른 1344.8원에 거래 중이다. 다만, 새벽 2시 종가(1349.50원)에 비해서는 4.7원 내렸다. 1340원대 환율은 오후 종가 기준 지난달 10일(1343.7원) 이후 처음이다.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빅컷에 따른 달러 약세에 원·달러는 지난달 30일 오후 3시30분 기준 종가는 1307.8원까지 떨어진 바 있다. 하지만 10월 들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이달 2일에는 11.5원 상승하더니 4일에는 14.4원 치솟았다. 7일까지 3거래일 간 오름폭은 37원에 달한다.
미국의 경기 균열 가능성이 줄며 추가 빅컷 가능성이 낮아진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지난 4일(현지시각) 미국 노동부는 9월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대비 25만4000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3월(31만명)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9월 실업률도 4.1%로 전월대비 0.1%포인트 하락했고 전문가 예상치(4.2%)도 밑돌았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경제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해석으로 이어지며 추가 빅컷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해석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미국의 11월 빅컷 단행 확률은 0%로 떨어졌고, 동결 전망은 2.6%로 늘었다. 0.25%포인트 인하 예상은 97.4%를 기록 중이다.
높아진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감도 달러 강세를 지지하는 요소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5일(현지시각)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재보복하겠다는 방침을 밝힌데 다 6일(현지시각)에는 이스라엘 국장장관이 이란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처럼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영향으로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의 상대적 가치를 의미하는 달러지수는 102.520으로 전일대비 0.531포인트 올랐다. 지난달 말만 해도 달러지수는 연방준비제도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에 영향받아 100선에 머무른바 있다.
반면 이달 11일 한은이 금리 인하에 나서 3년 2개월 만에 긴축 기조를 마무리할 것이라는 기대는 원화 약세를 유발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물가 상승률은 1%대로 떨어진 반면, 내수 부진 우려가 커지며 한은이 금리를 낮춰 경기를 부양할 것이라는 전망이 높아졌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경제 지표 발표와 이달 11일 열리는 10월 한은 금통위에 따라 원·달러가 1380원까지 오를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번주 10일(현지시각)과 11일(현지시각)에는 각각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와 생산자물가지수가 발표된다.
iM증권은 이번주 환율에 대해 예상범위로 1320~1380원을 제시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확산 여부에 따른 유가 흐름이 글로벌 외환시장 흐름을 단기적으로 좌우하며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연구원은 "당분간 환율은 1350~1360원 사이를 기술적 저항선으로 상단을 테스트할 것"이라면서 "미 장기 금리 추가 상승이나 엔화 약세폭 확대, 지정학적리스크 심화 등은 원·달러 저항선 돌파를 유발할 수 있는 촉매제"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