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엔니오 모리꼬네’로 불리는 영화음악가 전상윤의 데뷔 30주년 기념음반 ‘The Scenes #’이 아날로그 LP (GOOD VINYL 5031)와 CD (GOOD 3209)로 출시됐다.
이번 음반은 2023년 겨울에 체코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Czech National Symphony Orchestra, 이하 CNSO)와 함께 프라하의 CNSO 스튜디오에서 레코딩했다. 전상윤은 CNSO 스튜디오에서 체코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CNSO)를 직접 지휘하며 녹음 작업을 했다.
CNSO 스튜디오는 유럽에서 가장 유명한 녹음실로 엔리오 모리꼬네(Ennio Morricone), 루이스 바칼로프(Luis Bacalov), 브뤼노 꿀레(Bruno Coulais) 등 세계적인 영화음악의 거장들이 작업해 왔다.
또한 모든 곡은 전상윤이 오케스트라 편곡 및 지휘를 했으며, 피아노, 기타, 키보드도 본인이 맡았다.
CNSO는 안드레아 보첼리, 스팅, 조지 마이클과 같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수많은 음악가가 작업한 장소이며, 특히 엔니오 모리꼬네가 이 스튜디오에서 음악을 녹음하고 수많은 유럽 순회 공연을 진행했다.
음반은 180g 오디오파일 복숭아색 컬러 1000장 한정판 LP와 CD로 동시에 출시된다.
이번 음반에는 새롭게 작곡해 발표하는 곡(Instrumental Anthology Part) 5곡과 그가 특별히 사랑하는 오리지널 스코어(Film Music Original Sound Track Part) 5곡을 1, 2부로 담았으며, LP의 경우 앞·뒤면으로 나눠져 있다.
1부 첫곡 ‘JINY IN THE RAIN’은 비 오는 날 노란색 비옷과 장화를 신은 네 살된 딸을 바라보는 아빠의 행복한 순간이 건반 위에 흘러간다.
‘LATE FALL’은 앙증맞지만 아주 낯선 협궤열차의 마지막 종착지 옛 송도역, 작은 역사와 협궤열차, 레일, 지금은 기차가 다니지 않는 철교 위에서 바라본 해 질 녘 서해 풍경 등이 보인다. 1994년 가을의 일이다.
‘SAPIENCE HILL’에는 직장생활로 번 돈으로 고가의 신시사이저를 사 들고 집에 돌아온 결연한 청춘시절이 있다.
‘AUGUST SKY’에는 어린 시절 마당 평상에 누워 바라본 평화롭고 변화무쌍한 8월 뭉게구름의 몽환적 스펙터클이 그려졌다.
‘ROUTE 7(513.4Km)’은 동해 7번 국도를 달리는 풍경을 잡아낸 스케치다.
2부에는 영화 ‘예의 없는 것들(No Mercy For The Rude)’의 ‘FAREWELL’, ‘킬 미(Kill Me)’의 ‘THE LEAF’, 영화 ‘불후의 명작(A Masterpiece In My Life)’의 ‘SUNSET’, 영화 ‘이대근 이댁은(Mr. Lee Vs. Mr. Lee)’의 ‘FAM TREE’, 영화 ‘섬(The Isle)’의 ’THE ISLE’이 수록됐다.
음반 내지에는 곡이 만들어지게 된 배경에 관한 작곡가의 작곡노트가 자신이 직접 찍은 사진과 함께 담겼다. 작곡가 전상윤은 15년간 돌아본 국내 여행지를 사진으로 기록한 에세이집 ‘미친남자 미친여행(랜덤하우스코리아)’을 낸 사진작가이기도 하다.
전상윤은 1966년 생으로 함경도 회령 출신 실향민 아들로 서울서 태어났다.
중앙대 예술대학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오로지 독학으로 음악을 공부해 송영수 감독의 영화 ‘선유락(1993)’의 오리지널 스코어로 영화음악계에 데뷔했다.
박찬욱 감독의 ‘삼인조(1997)’, 김지운 감독의 ‘조용한 가족(1998)’, 김기덕 감독의 ‘섬(2000)’, 박철희 감독 ‘예의없는 것들(2006)’, 강경훈 감독 ‘죽어도 해피엔딩(2007)’을 거치면서 손꼽는 영화음악 감독으로서 두각을 나타내왔다.
이외에도 ‘마스카라(1995)’, ‘눈을 감으면 보이는 세상(1996)’, ‘실제상황(2000)’, ‘엄마(2005)’, ‘별별이야기(2005)’, ‘킬미(2009)’등 20여 편의 영화음악을 작곡하며 ‘영화의 미쟝센을 완성 시켜주는 대가’, ‘영화의 꽃’이라는 칭호를 얻었다.
특히 전상윤이 작곡한 심광진 감독 ‘불후의 명작(2000)’, ‘이대근, 이댁은(2007)’의 오리지널 스코어는 영화의 흥행과 관계없이 음악애호가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전상윤의 음악은 유려한 선율을 담은 빼어난 서정성이 특징이다. 이러한 매혹적인 선율은 특별한 우수를 담고 있어 듣는 이를 애상(哀傷)에 빠지게 한다.
엔니오 모리꼬네는 “영상의 도움 없이도 영화음악이 그 자체의 두 발로 스스로 서 있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전상윤의 음악은 이러한 엔니오의 원칙을 따르고 있다.
전상윤은 음악 창작에 대해 “음악을 만드는 과정은 건축과 닮았다. 보이지 않는 거대한 구조물을 구축하는 과정은 매우 지난한 작업이다. 작곡된 음악이 완전한 형태를 갖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과정은 녹음과 믹싱이다”라고 말한다.
아울러 “음표 하나 하나가 공간을 향해 세심한 좌표를 그리며 마이크를 통해 기록되면, 비로소 소리가 현실이 되고 그 순간은 영원히 시간에 사로잡힌다. 가장 긴장되고 극도로 예민해지는 순간이다”라고 설명한다.
이번 음반은 ‘한국 영화음악이 1993년부터 2024년까지 30년 동안 어떻게 만들어졌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전상윤의 대답이기도 하다.
보다 자세한 문의는 음반 제작사 굿인터내셔널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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