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장기미제 사건 중 하나인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사건 발생 33년 만에 확인됐다.
18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화성연쇄살인사건 피해자들의 유류품에서 검출된 유전자(DNA)가 현재 강간 살인죄 무기수로 복역 중인 이춘재(56)의 것과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용의자 이춘재는 1994년 1월 충북 청주에서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인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부산교도소에서 25년째 수감 중이다.
이춘재는 아내가 가출하자 앙심을 품고 자신의 집에 온 처제(당시 20세)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성폭행한 뒤 둔기로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1, 2심 재판부는 이춘재에게 사형을 선고했으나 대법원은 우발 범행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파기 환송했다.
화성연쇄살인 사건은 1986년 9월부터 1991년 4월까지 6년 동안 화성시 태안읍 반경 2㎞ 안에서 발생했으며, 당시 10명의 여성이 살해됐다.
피해자는 모두 10대에서 70대에 이르는 여성이었으며, 피해자 대부분이 목이 졸려 살해됐고 신체 특정 부위가 크게 훼손된 특징이 있다.
주로 늦은 저녁이나 밤이나 새벽 시간을 노려 끔찍한 범행을 저지른 그는 현장에서 유유히 달아나며 장장 5년여간 꼬리를 잡히지 않고 살인을 이어갔다.
당시 용의자를 태운 버스기사의 기억을 토대로 키 170㎝ 이하에 마른 체격, 갸름한 얼굴의 20대 중반 남성의 몽타주가 만들어졌지만,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한채 마지막 피해자가 발생한 1991년 4월3일 15년 뒤인 2006년 4월 공소시효가 끝났다.
지난 7월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주요 미제 사건 수사 체제를 구축하고 수사를 하던 중 화성 사건 증거물 일부와 DNA가 같은 인물이 나왔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통보를 받고 교도소에 수감 중인 50대 유력 용의자 이춘재를 수사해왔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19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유력용의자를 특정하게 된 경위등 자세한 내용을 밝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