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량 붕괴' 현대엔지니어링, 주택공사 현장서 또 사망사고(종합)
'교량 붕괴' 현대엔지니어링, 주택공사 현장서 또 사망사고(종합)
  • 뉴시스
  • 승인 2025.03.10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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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아파트 신축 현장서 추락사고…1명 사망·1명 부상
CEO 재발방지 약속에도 2주 만에 다시 중대 사고 발생
홍효식 기자 =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가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현대빌딩에서 열린 고속국도 제29호선 세종~안성 간 건설공사 브리핑에서 앞서 생각에 잠겨 있다.

이연희 기자 =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서울세종(세종포천)고속도로 청용천교 붕괴 사고의 주관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건설현장에서 2주 만에 또 다시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시공능력평가 4위의 대형 건설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현장 안전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이다.

10일 경찰과 현대엔지니어링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32분께 경기 평택시 현덕면의 한 아파트 신축 현장에서 50대 작업자가 추락해 숨졌다. 사고는 타워크레인 위에서 작업하던 하도급사 소속 A씨와 B(80대)씨가 떨어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정지 상태로 구조된 A씨는 결국 숨졌다. 다리 부분을 다친 B씨는 병원에 이송돼 치료받고 있다.

사고 발생 직후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를 비롯한 관계부서 임직원들은 사고 현장으로 급히 이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교량 붕괴사고 이후 연달아 사고가 발생해 내부적으로도 비상"이라며 "우선 구체적인 경위를 파악하면서 사고 수습과 피해자 지원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 대표는 지난달 28일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유가족과 부상자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하고 전 작업장 안전 점검, 재발방지 등을 약속했으나 2주 만에 또 다시 건설현장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위기는 지난해부터 여러 차례 촉발됐다. 앞서 지난해 5월 전남 무안군 '힐스테이트 오룡' 입주자 사전점검에서 무더기 하자 논란으로 대국민 사과를 한 바 있다. 지난해 국토부 시공능력평가 4위를 기록한 대기업으로서 안전관리 능력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같은 해에는 인도네시아·사우디아라비아의 대형 플랜트 사업에서 대규모 손실로 인해 1조200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해 신용등급 강등 위기에도 직면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대표이사 교체 후 대규모 적자를 전임 CEO의 손실로 처리하는, 이른바 '빅 배스'(Big Bath) 전략을 취했다. 그러나 올해 중대한 안전사고가 연달아 발생함에 따라 향후 위기가 더 부각되는 상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정부 안전대책의 실효성도 다시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고는 국토부가 현재 전국 2만2000개 건설현장을 대상으로 특별점검을 실시하는 도중에 발생했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내년 지방국토관리청 등과 해빙기·우기·동절기 등 취약시기 정기점검과 사망사고 발생현장을 선별해 점검한다.

국토부가 지난달 27일 발표한 건설현장 추락사고 예방대책 역시 무색해졌다.

당시 정부는 건설현장 추락 사망자 수를 매년 10% 이상 줄이기 위해 사망사고가 발생한 건설사 명단도 다시 공개하기로 했으며 비계, 지붕, 채광창 등 추락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작업을 할 때 사고 예방을 위한 설계기준과 표준시방서 등 국가건설기준을 개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토부는 지난해 11월부터 고용노동부, 대한건설협회, 한국건설안전학회 등과 함께 민관 합동 추락사고 예방 전담조직(TF)을 통해 이번 대책을 도출해 발표했다. 오는 6월 말까지 TF를 운영하며 사고 추이 등 건설현장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추가 대책을 내놓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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