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잔금대출, 상호금융 쏠림 막는다…"조합·연도별 분산"
아파트 잔금대출, 상호금융 쏠림 막는다…"조합·연도별 분산"
  • 뉴시스
  • 승인 2024.11.21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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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특정 조합에만 잔금대출 쏠리지 않도록 분산 유도
일부 대출취급 기간 내년 1~3월로 이연해 가계대출 관리 강화
김명년 기자 = 올해 3분기 가계빚(가계신용)이 1900조원를 돌파하며 역대 최대치를 다시 갈아치웠다. 금리 인하 기대에 따른 집값 상승 기대에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집값 급등기였던 2021년 3분기 이후 최대 폭 증가폭을 보였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2024년 3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3분기 말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과 카드사, 백화점 등 판매신용을 더한 가계신용 잔액은 1913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분기보다 18조원 증가해 2021년 3분기(+35조원) 이후 최대 증가폭을 보였다. 이날 오후 서울시내 한 시중은행 외벽에 대출 관련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최홍 기자 = 금융감독원이 서울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에 대한 상호금융권의 잔금대출(집단대출)을 조합별, 연도별로 분산하는 방안을 실시한다. 특정 조합에 잔금대출이 쏠려 건전성 악화와 과당경쟁이 생기지 않도록 하고, 일부 대출 취급 기간을 내년 1분기로 이연해 올해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한다는 취지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새마을금고·농협 등 일부 상호금융권 현장점검을 통해 이같은 행정지도를 실시 중이다.

현재 둔촌주공 수분양자에 대한 잔금대출이 진행되고 있으나, 금융당국은 이런 대규모 잔금대출이 올해 4분기 가계대출 증가폭을 자극할지 우려하고 있다. 특히 상호금융권이 은행보다 낮은 대출금리를 제시하며 공격적으로 영업에 나서는 점에 강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이에 금감원은 10월 가계대출 증가세를 견인한 상호금융권에 대해 잔금대출 취급을 허용하면서도 무리한 영업은 자제하라는 입장을 전달하는 중이다.

우선 특정 조합에만 집단대출이 과도하게 쏠리지 않도록 대출 분산을 유도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인 것은 맞으나, 조합 자산규모를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집단대출은 대출부실 가능성에 따라 조합 건전성이 크게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서울 강동 지역의 일부 상호금융 조합의 자산은 2조7000억원인데, 여기서 집단대출로 5000억원을 내주면 해당 조합 자산 중 5분의1이 특정 대출로만 나가게 되는 쏠림현상이 발생한다.

연체율을 희석하기 위해 마진을 훼손하면서까지 금리를 과도하게 낮춰 대출 영업을 하는 것은 건전성 관리 원칙에도 맞지 않다고도 지적한다.

연체율은 총 대출잔액 분의 연체 대출을 의미하는데, 분모에 해당하는 신규대출이 늘어나면 연체율이 자연스럽게 하락한다.

또 금감원은 상호금융권이 잔금대출을 올해 모두 취급하기보다는 내년 1~3월까지 분산하는 방안을 권고하고 있다.

모든 금융권이 올해 11~12월 가계대출 억제라는 정책 기조를 강도 높게 유지 중인 만큼, 상호금융권도 거시적인 측면에서 금융당국 관리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는 취지다.

국내 경제 뇌관으로 꼽히는 가계부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면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한국은행 운신의 폭이 커지고, 나아가 상호금융을 포함한 제2금융권의 이자 마진 개선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아울러 금리인하에 따른 채무자 상환 능력도 개선돼 제2금융권의 건전성도 향상될 수 있다.

그간 금융당국은 둔촌주공 잔금대출과 관련해 소비자의 불편함은 없도록 하면서도 가계대출 증가세를 자극하지 않도록 관리하겠다는 입장을 꾸준히 피력해 왔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8월부터 가계부채 관리를 하면서 둔촌주공의 수요가 있을 것이라는 부분은 계속 알고 있었다"며 "그냥 빌릴 때보다는 불편함이 있었겠지만 문제가 되지 않도록 세밀히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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