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 확대되자 반대매매도 늘어
박은비 기자 = 국내 증시 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빚 내서 투자(빚투)'에 뛰어든 개인투자자들이 반대매매에 내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점 매수 구간으로 인식해 뛰어들었다가 변동성이 확대된 영향이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지난 15일 기준 10조1904억원으로 연초(9조200억원) 대비 1조1704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스닥 잔액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7조593억원으로 연초(8조5170억원)보다 1조4577억원 감소했다. 빚을 내서 이뤄진 거래가 코스닥보다는 코스피 대형주에 집중됐다는 의미다.
개인투자자들이 이같은 움직임을 보이는 건 시장에서 통용되는 '주가가 하락할 때 사면 오른다'는 공식에 기인한다. 코스피는 이달 들어 지난 15일까지 5.45% 빠졌다. 지난 15일 장중에는 2400선이 뚫리기도 했다.
특히 대장주 삼성전자의 경우 '5만전자'로 내려앉은 상태다. 지난 15일 장 마감 후 10조원대 자사주 매입을 발표하자 하루 만에 6% 가까이 급등했지만 이내 하락 전환해 이날 오후 2시35분 현재 1%대 하락세다.
주가가 마음처럼 움직이지 않고 변동성이 확대되자 강제 처분되는 반대매매도 늘어난 상태다.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금액은 지난달 18일(177억원) 이후 약 한 달 만에 100억원대로 올라섰다. 지난 15일 기준 164억원 수준이다.
반대매매는 주식담보대출이나 신용거래, 미수거래 등에 의해 이뤄진다. 증권사들의 담보유지비율은 종목마다 다르지만 대략 140% 이상이다. 주식 하락 등 이유로 담보비율을 못채웠을 경우 증권사는 각 고객에게 통보하는데 이를 1~2거래일 만에 회복시키지 않으면 다음날 반대매매가 실행된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과 이후 정책 위험이 국내 경제와 증시에 부정적일 것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좌절스러울 정도로 국내 증시만 주변국에 비해 주가 차이가 심하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 보면 주가가 마냥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며, 12개월 예상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8배를 하회한 것은 코로나19 당시를 제외하면 찾기 어렵다. 하락폭은 점차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