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화연 인턴 기자 = 발효하지 않은 일반 우유를 매일 300㎖ 이상 마시는 여성은 허혈성 심장질환(IHD) 발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IHD는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통로 역할을 하는 관상동맥이 막히거나 좁아져 심장 근육이 망가지는 질환을 통칭한다. 심근경색이 대표적이다.
최근 스웨덴 웁살라대학교 의학자들이 발표한 학술지 '바이오메드 센트럴 의학'(BMC Medicine)에 따르면 여성의 경우 IHD 위험 증가가 관찰된 비발효 우유 최소 섭취량은 하루 300㎖였다. 400㎖에선 5%, 600㎖에서 12%, 800㎖에선 21%로 위험도가 상승했다.
하지만 요구르트와 같은 발효 우유는 IHD 발병과 관련이 없기에 연구진은 여성은 비발효 우유보다 발효 우유를 더 많이 섭취할 것을 권장했다.
급성 심근경색(MI)에 대한 유사한 관계도 여성에게서 나타났다. 이러한 위험은 우유의 지방 함량과 상관없이 동일하게 나타났다.
반면 남성의 경우 비발효 우유 섭취와 IHD, MI 위험 증가의 연관성이 없다고 밝혀졌다.
연구자들은 우유에 함유된 락토스(젖당)가 시간이 지나면서 신체의 세포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어 심장에 무리를 준다고 추론했다. 또한, 이 위험에 여성만 해당하는 이유는 여성이 남성보다 락토스를 더 잘 소화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연구자들은 다중변수를 조정한 콕스(Cox) 비례 위험 회귀 분석을 통해 발효유 또는 비발효유 섭취와 IHD·MI 발생 간 관계를 조사했다.
연구진은 평균 연령 54세인 스웨덴 여성 5만9989명과 평균 연령 60세인 스웨덴 남성 4만777명을 대상으로 1987년부터 2021년까지 31년간 추적 관찰했다. 연구 시작 시점에서 이들은 모두 IHD나 암이 없었으며 일반 우유와 발효유 섭취량을 보고했다.
연구 기간 동안 총 1만7896건의 IHD와 1만714건의 MI가 발생했다.
연구 저자인 웁살라대학 의과대학 칼 미하엘손 교수는 "하루 300㎖ 이상의 우유 섭취는 여성의 심혈관 질환, 특히 심근경색 발생률 상승과 연관이 있었다. 남성은 그렇지 않다"고 정리하며 "이 위험 증가는 지방 함량과 관계없이 나타났다. 비발효 우유를 적당히 발효된 우유로 교체하면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참가자들이 주로 스칸디나비아인들로 구성돼 있어 유전자와 유제품 섭취 문화가 다른 인구에서 일반화하기에 한계가 있을 수 있으며, 관찰 연구이기 때문에 여성의 비발효 우유 섭취와 IHD 사이의 인과 관계를 직접적으로 입증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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