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뇨의학과 의사가 개발한 AI기반 SW, 예측정확도 90% 이상
송종호 기자 = 불규칙한 심장 박동 증상을 느낀 A씨. 갑작스러운 두근거림에 병원을 찾았지만 진단 결과는 '이상 없음'이었다. 박동은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고 심전도 검사에서도 이상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기적으로 심장 박동에 불편감을 찾아오는 터라 A씨는 마냥 안심할 수 없었다. A씨는 부정맥이 의심되는 상황이지만 "병원만 찾으면 거짓말처럼 이상이 없어진다"라고 말했다.
부정맥은 비정상적인 심장의 리듬으로 심장박동이 불규칙적이거나 너무 빠르거나 너무 느린 경우를 말한다. 부정맥 환자라도 늘 심장박동이 불규칙한 것은 아니다. 평소 심장박동이 규칙적·정상적이지만 불규칙한 심장박동이 있을 때 병원을 찾는다. 문제는 A씨의 사례처럼 부정맥으로 응급실에 방문하는 사이에 심장박동이 정상으로 되돌아오는 점이다.
의료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기업 시너지에이아이는 AI 기반으로 부정맥을 예측하는 진단 보조 솔루션 '맥케이(Mac’AI)'를 개발했다. 시너지에이아이는 이대목동병원 비뇨의학과 신태영 교수가 설립했다.
멕케이는 불규칙한 심장 박동이 발생하는 ‘시점’을 정확히 잡아낼 수 있도록 설계했다. 환자 심전도 데이터에서 개별 심장 박동을 추출하고, 딥러닝 모델에 적용해 부정맥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예측한다. 정확도가 92.72%를 기록했다. '맥케이'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4 혁신상을 받으며 우수성을 해외 시장에 소개하기도 했다.
부정맥은 다양한 세부 질환으로 재분류하고,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부정맥과 치료가 필요한 부정맥은 임상적으로 따로 분류한다. 맥케이는 '치료가 필요한 부정맥인 CIA(Clinically Important Arrhythmia)'가 의심되는 환자에게 수집한 심전도(표준 12유도 심전도 신호)를 분석해 14일 이내에 부정맥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도를 보고한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된 생체신호 분석 소프트웨어로써 같은 품목명으로 지정된 의료기기와 견줘 생체신호 종류와 분석, 예측 내용, 성능이 다르다.
부정맥은 60세 이상 연령에서 발병률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인구 고령화 사회에서 부정맥은 뇌졸중을 일으키는 혈전을 형성하는 질환으로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정맥은 심근경색, 심부전, 뇌경색 등과 같은 합병증을 유발하고, 심각하면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조기 진단으로 중증합병증을 예방한다면 사회적 비용도 대폭 줄일 수 있다.
신태영 시너지에이아이 대표는 "부정맥은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시점을 놓치기가 어려워 진단을 놓치는 대표적 질환"이라며 "맥케이는 부정맥 예측 정확도가 90%를 넘어 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