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준 기자 =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4차전에서는 에이스들의 '리턴매치'가 펼쳐진다.
이범호 KIA 감독과 박진만 삼성 감독은 2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벌어진 2024 신한 쏠뱅크 KBO 포스트시즌(PS) KS 3차전을 마친 뒤 4차전 선발 투수로 각각 제임스 네일, 원태인을 예고했다.
KS 1차전에서 맞붙었던 네일과 원태인은 다시 한 번 선발 맞대결을 벌인다.
비로 인해 1차전 선발 투수들이 4차전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지난 21일 시작한 KS 1차전은 비 때문에 서스펜디드(일시정지) 선언됐고, 22일에도 비로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그러면서 KS 일정이 하루씩 미뤄졌고, 네일과 원태인이 나흘 휴식 후 선발 등판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KIA와 삼성 모두 다른 투수를 내세우는 대신 네일과 원태인을 4차전에 내세우는 쪽을 택했다.
이번 KS에서 KIA는 1~3선발이 확실했다. 네일, 양현종, 에릭 라우어가 차례로 KS 1~3차전에 선발 등판했다.
그러나 4선발이 마땅치 않아 고민이었다. 비 덕분에 4차전에 네일을 투입할 수 있게 되면서 고민을 덜었다.
코너 시볼드 없이 가을야구를 치르고 있는 삼성은 믿고 맡길 선발 자원이 데니 레예스, 원태인 뿐이다. 원태인을 4차전 선발로 활용하는 것이 반갑다.
원점에서 시작하던 1차전과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KIA가 2승 1패로 앞선 상황이다.
삼성이 3차전을 내주면 벼랑 끝에 몰리는 상황이라 원태인의 어깨가 조금 더 무겁다.
네일은 지난 21일 KS 1차전에서 5이닝 4피안타(1홈런) 6탈삼진 2볼넷 1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6회초 선두타자 김헌곤에 선제 솔로포를 맞은 이후 볼넷을 내주며 급격하게 흔들렸으나 5회까지는 삼성 타자들을 압도했다.
긴 공백에 대한 우려를 지우는 호투였다.
올해 정규시즌에 12승 5패 평균자책점 2.53으로 활약하며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한 네일은 지난 8월 24일 NC 다이노스전에서 타구에 턱을 맞아 골절상을 당했다. 이후 수술을 받은 네일은 그대로 정규시즌을 마감한 뒤 가을야구를 준비했다.
약 두 달 간 실전 공백이 있어 우려를 낳았지만, 네일은 에이스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당시 선취점을 주기는 했으나 서스펜디드 됐다가 23일 재개된 경기에서 KIA가 역전승을 거둬 승패없이 물러났다.
정규시즌에 네일은 삼성을 상대로 썩 강하지 못했다. 2경기에 등판해 승패없이 평균자책점 4.09에 머물렀다.
삼성전 2경기 모두 라이온즈파크에서 등판했는데, 홈런 한 방씩을 허용했다. 네일은 '홈런 군단' 삼성의 대포를 어떻게 봉쇄하느냐가 숙제다.
원태인은 KS 1차전이 서스펜디드 선언되는 바람에 커다란 아쉬움을 삼켰다.
21일 시작된 1차전에서 원태인은 5회까지 2개의 안타와 2개의 볼넷만 내주고 KIA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5회까지 투구수는 66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6회초 도중 경기가 우천으로 서스펜디드 선언되면서 강제 강판했다. 계속 경기가 이어졌다면 길게는 7회까지 소화할 수 있을만한 투구수였지만, 비에 멈춰서야했다.
KS에 앞서 원태인은 LG 트윈스와의 PO 2차전에도 호투를 선보였다. 6⅔이닝 7피안타 3탈삼진 2볼넷 1실점으로 쾌투를 펼쳐 팀이 10-5 승리에 발판을 놨고, PS 개인 통산 첫 승리도 신고했다.
올해 정규시즌에 15승 6패 평균자책점 3.66을 기록하고 다승왕에 오른 원태인은 두 차례 KIA전 등판에서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으나 12이닝 동안 3자책점(평균자책점 2.25)만 기록하며 강한 면모를 자랑했다.
원태인은 1차전 강제 조기 강판의 아쉬움을 풀겠다는 각오로 4차전 마운드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