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왼쪽 측면 선발로 나설지 관심
김진엽 기자 = "대체 자원들이 얼마만큼 해주느냐가 중요하다."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을 이끄는 홍명보 감독이 계속해서 변수가 생기는 왼쪽 측면 공백을 조직적으로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배준호(21·스토크 시티)와 이승우(26·전북현대)가 선발 자리를 놓고 경쟁할 거로 보인다.
홍명보호는 15일 오후 8시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이라크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4차전을 갖는다.
한국은 현재 B조 1위를 달리고 있으나, 이라크와 2승1무(승점 7)로 승점이 같다. 득실 차에서 앞선 순위인 만큼, 이날 경기서 승리하면 선두를 굳힐 수 있다.
아울러 승리 시, 조별리그 무패(3승1무)를 이어갈 수 있다.
부임 당시 공정성이 불거졌던 홍 감독으로선 여론이 더 악화되는 걸 막기 위해선 승리가 절실한 한판이다.
다만 팀 전력이 온전하진 않다. '주장' 손흥민(32·토트넘)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10월 A매치에 함께 하지 못했다.
대체자로 지난 10일 요르단전(2-0 승)에 선발 출전시킨 황희찬(28·울버햄튼)은 부상으로 전반전을 채 절반도 소화하지 못하고 교체됐다.
설상가상 황희찬을 대신해 투입된 엄지성(22·스완지시티)마저 경기 도중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떠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두 선수 모두 부상 상태가 심각했고, 결국 중도 소집 해제됐다.
홍 감독은 이들을 대신할 자원으로 이승우와 문선민(32·전북)을 대체 발탁했다. 각 선수의 스타일을 고려하면 득점력이 좋은 이승우는 황희찬의 대체자, 발이 빠른 문선민은 엄지성을 대신할 거로 보인다.
황희찬의 대체 발탁자인 이승우가 황희찬처럼 이라크전에 선발 출격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홍 감독은 지난 13일 이라크와의 경기 전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반복되는 왼쪽 측면 변수에 대해 "황희찬, 엄지성이 부상으로 팀을 이탈했다. 그 선수들의 대체 자원들이 얼마만큼 해주느냐가 중요하다"라면서 이승우, 문선민의 활약에 기대감을 보였다.
그러나 "꾸준히 해온 방법대로, 공격도 조직적으로 할 생각"이라며 "상대 수비 지역에 가서 어떤 식으로 득점할지, 오늘 훈련까지 보고 내일 경기에 나설 계획"이라고 짚었다.
이 발언에 비추어 볼 때, 10월 A매치 기간 꾸준하게 함께 했고 요르단전서 엄지성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아 1도움까지 기록했던 배준호의 선발에 더 무게가 실린다.
이승우는 이번 대체 발탁을 통해 지난 2019년 6월 이후 약 5년4개월 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2018 러시아 월드컵까지 다녀오면서 A매치를 11경기 동안 소화했으나, 너무 오랜 시간 대표팀을 떠나있었다는 변수가 있다.
이에 오른쪽 측면에는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이, 왼쪽에는 배준호가 배치될 거란 기대가 따른다.
배준호도 "항상 (이)강인이 형을 보면서 많이 배운다. 같이 뛸 기회가 생겨서 너무 좋았다. 혹시라도 내가 도움이 된다면 같이 뛰면서 시너지가 날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이승우의 깜짝 선발 출격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홍 감독의 말처럼 경기 전 공식 훈련에 이승우가 아주 좋은 컨디션을 뽐낸다면 이라크전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또 어느 정도 활용법이 파악된 배준호와 달리, 이승우는 홍명보호에서 어떻게 뛸지 이라크가 분석하기 어렵다는 점이 있다. 이런 허점을 역이용하는 홍 감독의 히든 카드로 기용될 수도 있다.
이승우 역시 "최선을 다하고 싶다. 진짜 이 시간 만을 기다려왔다. 준비를 잘해서 제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걸 보여주고 싶다"며 선의의 경쟁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겠다는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