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준 기자 =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 첫 판에서 LG 트윈스 외국인 에이스 디트릭 엔스와 KT 위즈 토종 에이스 고영표가 팀의 운명을 짊어지고 마운드에 오른다.
LG와 KT는 준PO 시작을 하루 앞둔 4일 1차전 선발 투수로 각각 엔스와 고영표를 예고했다.
올해 한국에서 첫 해를 보낸 엔스는 첫 KBO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준PO 1차전 선발의 중책을 맡았다.
엔스는 올해 30경기에서 13승 6패 평균자책점 4.19의 성적을 거뒀다. 다승 부문 공동 3위다.
시즌 초반에는 다소 부침이 있었으나 KBO리그에 적응하면서 점차 안정적인 모습을 자랑했다. 6월 한 달 동안 5경기에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3.10을 기록했고, 7월에는 5경기에서 31⅓이닝을 던지며 1승 2패 평균자책점 2.59로 활약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엔스와 또 다른 외국인 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의 불펜 투입을 고민했다. 가을야구 무대에서는 한층 강한 불펜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일단 준PO 1차전 선발로는 엔스를 낙점했다.
엔스는 올 시즌 KT를 상대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5.25의 성적을 냈다. 12이닝을 던지며 7실점했으나 모두 승리를 챙긴 좋은 기억이 있다.
KT와의 정규시즌 첫 만남이었던 6월 8일 경기에서는 5이닝 2실점했고, 8월 30일에는 7이닝 9피안타(2홈런) 5실점하고도 승리 투수가 됐다.
엔스는 체력적으로는 고영표에 월등한 우위다. 지난 9월 22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 등판한 후 12일간 휴식을 취하며 포스트시즌을 준비했다.
반면 고영표는 투혼을 발휘한다.
고영표는 지난달 28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구원 등판해 5이닝 동안 48개의 공을 던지며 1피안타 1실점을 기록하고 승리를 따냈다.
이틀을 쉬고 이달 1일 벌어진 SSG 랜더스와의 5위 결정전에 구원 등판해 1⅓이닝 동안 18개의 공을 뿌린 고영표는 3일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에도 선발 웨스 벤자민의 뒤를 이어 등판, 1이닝을 퍼펙트로 막았다. 투구수는 14개였다.
고영표는 단 하루를 쉬고 선발로 마운드에 선다.
팔꿈치 부상 여파로 올해 정규시즌에 18경기 6승 8패 평균자책점 4.95에 그친 고영표는 가을야구 무대에서는 팀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다만 최근 2년간 LG를 상대로는 기억이 좋지 않다. 8월 29일 한 차례 상대했는데 당시 4⅔이닝 9피안타 5실점으로 흔들렸다.
고영표는 지난해에도 LG전 4경기에서 승리없이 2패, 평균자책점 7.36에 그쳤다.
엔스에게는 KT의 외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가 경계 대상이다. 로하스는 올해 엔스를 상대로 7타수 4안타(타율 0.571)를 날렸고, 홈런도 1개 때려냈다.
올해 LG 타선에서는 고영표를 상대로 오스틴 딘, 홍창기가 각각 3타수 2안타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한편 LG와 KT의 준PO 1차전은 5일 오후 2시 잠실구장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