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한, 서운하다는 얘기 전혀 못 들어"
이승재 기자 = 친윤(친윤석열)과 친한(친한동훈)계가 2일 한동훈 대표 없이 윤석열 대통령과 당 원내지도부의 만찬이 진행되는 것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국정감사를 앞두고 통상적으로 마련되는 자리일 뿐이라는 것이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만찬을 두고 정치적 해석이 붙는다'는 질문에 "해석을 하지 말라"며 "통상적으로 하는 행사이고, 통상적으로 하는 모임"이라고 답했다.
추 원내대표는 "너무 과도하게 지엽적인 걸 중심으로 끌고 오지 말라"며 "(만찬에 참석하는) 우리 쪽 인원만 30명이다.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번 만찬을 요청한 주체가 대통령실 또는 원내지도부인지를 두고 설왕설래가 있지만, 이는 중요하지 않다는 게 원내지도부 측 입장이다. 또 원외 인사인 한 대표가 빠지는 것도 이례적이지 않다고 말한다.
한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대통령과 상임위원장, 간사단의 만찬은 통상 매년 진행돼 왔다"며 "그래서 날은 잡은 것이고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사례를 보면 원내대표를 역임한 중진급 당대표의 경우 이런 만찬에도 참석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반대의 경우도 있었고, 매번 케이스가 달랐다"고 부연했다.
친한계에서도 한 대표를 제외한 만찬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분위기다. 다만 독대는 빠른 시기에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이날 유튜브 정치시그널에서 '이번 만찬 두고 윤한 갈등이 드러났다는 해석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이번 건은 꼭 그건 아니다"라고 했다.
신 부총장은 "한 대표의 거듭된 독대 요청에도 메아리가 없지 않나. 용산으로부터 메아리가 와야 하는데 원내지도부를 초청했으니 곧 한 대표도 한번 불러주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발언했다.
진행자가 '한 대표가 오늘 못 가는 것에 대해 서운해하는 건 아닌가'라고 묻자 "서운하다는 얘기는 전혀 못 들었다"고 답했다.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같은 날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시점상으로는 참 미묘한 시점이기는 한데, 10월에 국정감사가 열리기 때문에 당정관계에 있어서 국감을 앞둔 여당 의원들을 격려하는 면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도 국감을 앞두고 여당 원내대표, 상임위원회 위원장이나 간사 이런 분들과 함께 대통령 만찬을 했던 적이 있다"며 "다음 달에 있을 예산 관련이나 국회 일정과 관련된 만찬이라고 보면 될 것"이라고 했다.
진행자가 '한 대표의 독대 요구에 대답이 없는 상황에서 만찬이 마련돼 패싱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고 물으니, 곽 수석대변인은 "독대라고 하는 것은 언제든지 할 수 있는 것이어서 굳이 패싱을 하는 만찬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 만찬과는 별개로 두 분이 따로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언제든지 있을 것"이라며 "그 시기가 조금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