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형 기자 = 9월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다섯 달 만에 상승을 멈추는 양상이다.
스트레스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 시행 등 대출 규제로 매매시장에 이어 경매시장도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는 관측과 여전히 인기지역을 중심으로 오름세를 이어가리란 전망이 엇갈린다.
27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26일 기준 9월 서울 아파트 경매 건수는 163건으로 낙찰률은 44.8%, 낙찰가율은 95.0%로 집계됐다.
지난 8월과 비교해선 낙찰률은 2.5%포인트(p), 낙찰가율은 0.5%p 소폭 낮아졌다. 아직 진행을 앞둔 잔여 경매 건수를 합해도 대체로 보합세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해까지 80%대에 머무르다가 올해 들어 ▲1월(86.2%) ▲2월(87.2%) ▲3월(85.9%) ▲4월(90.6%) ▲5월(89.1%) ▲6월(92.9%) ▲7월(93.7%) 등 대체로 오름세를 유지했다. 8월에는 95.5%로 2022년 7월(96.6%) 이후 2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집값 선행 지표인 낙찰가율이 보합으로 돌아선 것은 금융당국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올리고 2단계 DSR을 시행하는 등 가계부채 축소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한국부동산원 9월 넷째 주(23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 결과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0.12%로 올랐으나, 상승폭은 2주 연속 축소됐다.
서울뿐 아니라 수도권도 경매시장이 숨고르기에 들어가는 양상이다. 9월 경기지역 아파트 낙찰가율은 89.6%로 전월(90.2%)보다 0.6%p 내렸다.
다만 9월 추석 등 연휴가 길어 경매 건수가 줄어든 데다가 강남을 비롯한 인기지역에는 여전히 응찰자가 몰리고 고가 낙찰이 발생하고 있어 일시적 숨 고르기일 수도 있다는 해석도 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현대까르띠에 전용면적 230㎡(14층)는 지난 26일 감정가 46억2000만원의 117%인 54억1000만원에 낙찰되며 9월 서울 아파트 경매 중 가장 높은 낙찰가를 기록했다.
성북구 길음동 래미안길음1차 전용 60㎡(4층)는 감정가(6억5000만원) 보다 1억원 이상 비싼 7억6839만원에 낙찰됐다. 응찰자수는 28명이었고 낙찰가율은 118.2%였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9월부터 스트레스DSR 2단계 시행 등으로 매수세가 위축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여전히 강남권 아파트는 큰 영향을 안 받는 모습"이라며 "아직까지 경매시장은 보합 수준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강남 등 인기지역 경매시장 열기는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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