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무부, 양자컴퓨터 수출 규제… 엎친 데 덮친 격
원동화 기자 = 부산 센텀시티에 위치한 글로벌 퀀텀 콤플렉스 조성이 늦어지면서 핵심이 될 양자컴퓨터 도입도 연기될 전망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이 양자컴퓨터 수출 규제에 나서 도입 자체에 빨간불이 켜졌다.
11일 부산시에 따르면 센텀시티 옛 세가사미 부지에 들어설 글로벌 퀀텀 콤플렉스 부지를 매입할 피아이에이자산운용이 잔금을 완납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이 업체 측과 부지 대금 1894억원에 매매 계약을 맺었지만 현재 계약금 10%인 189억원만 납부했다. 당초 올해 1월27일까지 완납을 약속했지만 업체 측에서 잔금 납부 유예를 신청했다. 시는 업체에 공유재산매매계약서 상 명시돼 있는 연체료와 분납이자 등을 적용해 이달 30일까지 잔금 납부를 연장해 준 상태다.
부산시 관계자는 "해당 업체 측에서 최근 건설경기가 어려워지고 교통 및 환경영향평가, 소방안전평가 등 사업계획서 수립 등이 늦어져 완납 연장 요청이 와서 공유재산매매계약서 상 조건을 걸고 연장했다"고 말했다.
시는 이달 말까지 완납하지 않으면 10월30일까지 독촉장을 보낼 예정이다. 이후에는 계약 해지 등을 포함해 사업자 재공모 절차를 밟는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 산업보안국(BIS)이 양자컴퓨터, 반도체 제도 등 첨단기술과 관련한 수출 통제 조치 개정안을 발표하면서 양자컴퓨터 도입이 힘들어지지 않겠느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날 새로 지정한 24개 통제 품목별로 수출 허가가 필요 없는 국가 명단을 공개했는데 한국은 포함되지 않았다. 미국에서 전세계 모든 국가를 목적지로 수출할 경우 미국 산업안보국의 허가를 받도록 조치했다.
이에 부산시 관계자는 "산업통장자원부로부터 받은 답변은 한국을 포함한 바세나르 체제 회원국에 대해선 허가신청을 하면 '승인 추정' 원칙을 적용받을 수 있다"며 "다만 행정절차가 생긴 만큼 당초 도입 계획보다는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양자컴퓨터는 IBM사 퀸텀 컴퓨터 시스템2로 1000큐비트 규모 이상을 도입할 예정이다. 도입 시기는 당초 2027년에서 2028~29년으로 연기될 전망이다.
서지연(무소속·비례) 부산시의원은 "만약 해당 업체가 잔금을 처리하지 못해 계약이 해지된다면 시가 경쟁입찰로 변경해 해당 부지에 대한 제대로 된 가치를 받아야 한다"며 "양자컴퓨터 도입의 경우에도 정부와 긴밀하게 움직여서 도입에 차질이 없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