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에어쇼, 영국 ‘판버러 국제 에어쇼’ 참관기
세계 3대 에어쇼, 영국 ‘판버러 국제 에어쇼’ 참관기
  • 김윤희 기자
  • 승인 2024.08.20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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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2~26일, 약 1300개사 참여 및 7만 명 전시장 방문
BAE시스템즈·롤스로이스 등 영국 및 글로벌 기업 대거 참여
항공우주 관련 한국관 구성, 기업 상담 등 네트워킹 활발

2024년 7월 22일부터 26일까지 영국 판버러에서 ‘2024 판버러 국제 에어쇼’가 개최됐다. 1948년 최초로 시작돼 격년마다 개최되는 판버러 에어쇼는 영국의 대표적인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다. 파리 에어쇼, 싱가포르 에어쇼와 함께 세계 3대 에어쇼로 손꼽힌다. 영국은 항공우주 부문에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장을 가지고 있으며, BAE 시스템스(BAE Systems), 롤스로이스(Rolls Royce) 등 유수의 기업들이 영국에 제조 공장을 구축하고 있다. 올해 전시회에는 전 세계 44개국 1262개사가 전시에 참여했으며, 전시 기간에 총 7만5000여 명의 참관객이 전시장을 방문했다.

2024 판버러 국제 에어쇼 전시장 입구(사진:판버러 에어쇼 제공)
2024 판버러 국제 에어쇼 전시장 입구(사진:판버러 에어쇼 제공)

전시회는 총 4개의 내부 전시홀과 야외 부스로 이뤄졌으며 전시 이외에도 포럼, 네트워킹 행사가 마련됐다. 이번 전시회의 주요 테마는 우주(Space), 방산(Defense),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혁신(Innovation), 미래 항공(Future Flight), 인력(Workforce) 등 총 6개였다.

특히, 세계적인 넷제로(Net Zero) 기조가 최근 항공우주 분야에서도 ‘지속가능성’이라는 테마를 이끌고 있다. 항공 분야는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약 2.5%를 차지하는 분야이며, 항공 이용객 증가율을 감안하면 그 비중이 향후 3.5%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지속가능한 항공 연료(SAF), 새로운 기술 개발, 항공 교통 개선 등 탄소 배출량을 감축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실제로 이번 전시회에는 상용화를 앞둔 전기 및 수소 연료를 이용한 항공기와 에어택시 등이 공개돼 관련 업계 및 대중의 큰 관심을 받았다.

이번 2024 판버러 에어쇼에는 항공우주 관련 우리 기업들이 다수 참여했다. 경상남도, 대전시, 인천시 등 지역별 우수 기업들과 한화시스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세아 3개사(CSS, A&D, CTC) 등 국내 유수 기업들이 한국관(South Korean Pavilion)을 이뤘다. 

최근 국내 항공우주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점차 주목받고 있다. 기어, 엔진 부품, 날개 구조물 등과 복합 특수소재를 비롯해, MRO(Maintenance, Repair, and Overhaul, 정비·수리·점검)에 이르기까지 항공우주 관련 분야에서 글로벌 기업들과 수출 계약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2023년 항공기 부품 수출은 24억4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34.1% 증가해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판버러 에어쇼에서 만난 한 글로벌 기업 관계자는 "한국 제품의 품질 대비 낮은 가격과 신속한 공급 능력, 원활한 사후 보수 등이 큰 매력"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회에서 KOTRA 런던 무역관은 경남 테크노파크와 경남도청 및 투자청과 협력해 국내기업과 글로벌 항공우주 기업 간 글로벌 파트너링(GP) 상담회와 해외 항공우주 기업 대상 투자유치 사업을 진행했다. KOTRA는 다양한 산업에서 글로벌 기업과 한국 기업의 협력 기회를 제공하고, 투자유치를 위한 IR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전시장 옆에 마련된 콘퍼런스장에서는 항공우주 산업 현황과 최근 직면한 문제와 해결 방안 등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이어졌다. RTX, 오벡스(Orbex), UKSA, 록히드마틴 스페이스(Lockheed Martin Space) 등 글로벌 항공우주 개발사 고위급 인사부터 정부 인사 등이 연사로 참여했다. RTX사의 폴 페라로(Paul Ferraro)는 증가하는 국가적 분쟁 속 윈스턴 처칠의 "영국의 미래는 영원히 공군력의 발전에 달려있다"라는 명언을 언급하며 항공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또한, 방산 분야는 수명(Age), 규모(Size), 양(Quantity), 투자(Investment), 신기술(Development) 등 5가지 측면에서 변화를 겪고 있으며, 이에 잘 대응하기 위한 통합 방위 시스템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신기술을 도입한 전시 현장이 특히 관람객들의 흥미를 끌었다.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한 미국 조비 에비에이션 등이 꾸린 부스에는 에어택시가 전시됐는데, 이를 타보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모건 스탠리에 따르면 도심항공교통(UAM, Urban Aviation Mobility) 시장은 2040년 1조50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유망한 분야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카타르 항공은 사마(Sama)라는 디지털 휴먼 객실 승무원을 소개했다. 업계 최초의 인공지능(AI) 디지털 휴먼 승무원인 사마는 향후 항공편 예약, 수화물 규정이나 체크인 절차는 물론 경유지나 목적지 등에 관한 정보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카타르 항공은 승객들에게 새로운 디지털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카타르항공 부스, AI 승무원(사진:KOTRA 런던 무역관)
카타르항공 부스, AI 승무원(사진:KOTRA 런던 무역관)

 

KAI 부스에서는 FA(Fighter & Attacker)-50 가상훈련 시뮬레이터가 운영됐다. FA-50 조종사를 훈련하기 위한 시뮬레이터로 가상·증강현실(VR·AR) 기술을 활용하며, 실제 조종 스위치 등을 구현해 한반도 내 여러 구역에서 비행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항공 시연 또한 에어쇼에서 지나칠 수 없는 재미다. 이번 판버러 에어쇼에서는 영국 공군(RAF) F-35, 미국 공군(USAF)의 F-35A Lightning II, F-15E Strike Eagle 등이 뛰어난 성능을 과시하며 참관객에게 볼거리를 선사했다.

KAI 부스, FA-50 가상훈련 시뮬레이터(사진:KOTRA 런던 무역관)
KAI 부스, FA-50 가상훈련 시뮬레이터(사진:KOTRA 런던 무역관)

최근 우리 항공우주 기업들의 활발한 글로벌 진출이 기대되고 있다. 특히, 영국은 다양한 항공우주 기업들이 소재해 있는 기회의 땅으로 우리 기업들에 다양한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2024 판버러 국제 에어쇼는 우주항공 개발사부터 정부 기관, 공급망 사슬 기업까지 다양한 산업 관련 기업들을 만나고, 산업 최신 동향과 각 기업의 프로젝트 현황을 확인할 좋은 기회였다.

영국 및 유럽 항공우주 산업에 관심이 있는 우리 기업이라면 관련 전시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다양한 해외 기업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최신 동향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다양한 전시회를 사전에 확인해 적극적으로 참여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항공우주 관련 글로벌 전시회는 2025년 6월 16일부터 22일까지 개최되는 파리 에어쇼와(격년 개최, 홀수년), 2026년 2월 3일부터 8일까지 개최되는 싱가포르 에어쇼가 있다(격년 개최, 짝수년). 다음 영국 판버러 국제 에어쇼는 2년 뒤인 2026년 7월 20일부터 24일까지 다시 개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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