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9월 금리 인하 가능성 시사
김경택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각) 8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금리인하 가능성을 키우면서 국내 증시가 반등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인하 시점이 가까워지고 있다며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언급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준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25~5.50%로 유지해 8회 연속 동결했다.
연준은 FOMC 회의 후 낸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다소 높지만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향한 추가적인 진전이 있다며 보다 낙관적인 어조를 보였다.
특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후 기자회견에서 향후 회의에서 있을 조치 관련 결정된 바는 없지만, 인플레이션 지표가 계속 고무적이면 이르면 9월 FOMC 회의에서 금리 인하가 논의될 수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우리는 9월 회의를 포함해 향후 회의에 대한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면서도 "경제가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적절한 시점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이 위원회의 대체적인 의견"이라고 전했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면서 뉴욕증시 역시 일제히 상승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99.66포인트(0.24%) 오른 4만842.99에 장을 마쳤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1.58%, 2.64% 뛰었다.
증권가에서는 연준이 금리인하 신호를 보내온 만큼 코스피 역시 반등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코스피는 지난달 2900선 목전까지 올랐지만 뉴욕증시 급락과 함께 2700포인트 직전까지 내리막을 탄 뒤 다시 분위기 반전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간밤 미 증시는 엔비디아 등 반도체 및 반도체 장비 섹터가 10% 넘게 상승하며 나스닥 등 주요 지수 강세를 견인했다"면서 "연준은 7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지만, 더 광범위한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률 둔화)을 겪고 있는 만큼 9월에 금리 인하가 논의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MSCI 한국 지수 ETF는 3.1%, MSCI 신흥 지수 ETF는 2.2% 상승했다"며 "오늘은 반도체에 대한 광범위한 투자심리 개선과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외국인 현물 순매수 유입에 따른 반등을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코스피 밴드로 2600~2800포인트를 제시했다.
김 연구원은 "미국 대선을 3개월 앞두고 정치 불확실성이 증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금리 인하 기대와 기업 실적 개선은 유지되겠지만 미국 대선에 따른 투자심리 변화가 주가 변동을 키울 전망으로 시장 대응 측면에서 지수와 별개로 움직일 수 있는 저베타 퀄리티, 경기방어주, 코스피 중소형주를 주목한다"고 말했다.
한편 그간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지속적으로 둔화되고 있다는 확신을 얻어야 기준금리 인하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반복했는데, 지표 면에서 확신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도 이날 나왔다.
파월 의장은 "노동시장이 냉각되고 인플레이션이 둔화홤에 따라, 고용과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에 대한 위험도 계속해서 더욱 균형을 찾아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2분기 인플레이션 지표는 우리의 확신을 더해줬고, 더 좋은 데이터들이 나오면 그러한 확신을 더욱 강화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