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익실현 매물로 단기 하락, 장기적으로 오를 것"
강수윤 기자 = 새로운 인공지능(AI)칩을 공개한 엔비디아가 4.9% 급등하며 사흘 만에 최고가를 기록한 가운데 엔비디아 주가를 반대로 추종하는 ETF(상장지수펀드)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달 27~31일까지 '티렉스 2배 인버스 엔비디아(NVDQ)' ETF를 8802만 달러어치(약 121억원)를 순매수했다.
이 ETF는 엔비디아 주가 하락자에 두 배 수익률을 지급하는 상품으로 상위 종목 50위권 밖에 있다가 20위로 진입했다.
이는 월가 큰손들이 최근 엔비디아 정점론을 언급하며 엔비디아 주식을 매도하고, 사실상 독과점 하고 있는 엔비디아에 맞서 인텔·구글·AMD 등이 미 빅테크들이 AI 반도체 경쟁에 가세하자 리스크를 해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오는 10일 액면분할을 앞두고 주가가 1000달러를 돌파하자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단기간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인버스 ETF에 베팅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엔비디아는 지난달 22일 실적 발표 당시 10대1 액면 분할 계획을 발표했다. 7일 마감 후 기존 주주에게 9주를 무상 분배하고, 10일부터 거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엔비디아가 주식 액면 분할을 하면 추가 랠리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시장의 전반적인 예상이다. 엔비디아는 지난 2021년 7월20일 4대 1 액면분할을 발표했는데 한 달 후 주가는 12% 상승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1분기 호실적과 출시를 앞둔 슈퍼칩 '블랙웰(Blackwell)'의 수요 공백 우려를 불식시키며 지속적인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 달 29일 나스닥에서 종가 기준 1148.25달러까지 올랐던 엔비디아는 이틀간 조정을 거쳐 지난달 31일 1096.33달러까지 내렸다.
그러나 엔비디아와 AMD는 지난 3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전날 열린 테크 엑스포 '컴퓨텍스 2024' 개막을 전후로 나란히 새로운 칩을 공개했다. 엔비디아는 내년과 2026년에 차세대 인공지능(AI) GPU(그래픽 처리장치)를 각각 출시할 계획이라고 중앙통신과 연합보(聯合報) 등이 보도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1150달러로 상승하며 장을 마치며 전장 기준으로 4.9% 급등, 3거래일 만에 최고가를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AI 성장세를 감안할 때 장기적으로 엔비디아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하장권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라 할 수 있는 'M7(매그니피센트·주요 기술주 7곳)'은 그 가치를 시장이 즉시 반영하는 경향이 높지만 엔비디아는 비교적 비효율적인 종목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엔비디아의 경우 현재 긴축 국면에도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멀티플은 12MF(선행) 가치비율(P/E)은 35배 기준으로 여전히 평균을 밑도는 수준이라 통화정책 사이클 상으로도 추가적인 멀티플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