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유치 붐…AI 반도체 협력 가능성도
이지용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8일 아랍에미리트연합국(UAE) 대통령을 만나 각종 민간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이미 UAE에서 적잖은 사업을 벌여왔던 삼성이 앞으로 UAE와 어떤 사업에 주력할 지 관심이 쏠린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롯데호텔에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을 만나 각종 UAE 관련 사업에 대해 협력 방안을 모색한다. 이 자리에는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등 주요 기업 총수들도 자리를 함께 한다.
업계에서는 이 회장과 모하메드 대통령의 만남으로 탄탄한 자금력을 갖춘 UAE에서 삼성 주요 계열사들의 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고 본다.
삼성물산은 이미 UAE 아부다비에서 진행 중인 바라카 원전 건설 프로젝트에 '팀 코리아' 컨소시엄으로 참여한 바 있다. 이는 한국 최초의 해외 원전 건설 프로젝트로 지난 2012년 건설을 시작해 10년 넘게 사업이 진행 중이다.
외신들은 UAE가 오는 2032년 가동 목표로 수 개월 안에 두 번째 원전 단지 입찰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삼성이 UAE에서 추가로 원전 사업을 수주할 수 있다는 기대가 들린다.
이 회장도 이 프로젝트를 직접 챙기며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이 회장은 지난 2022년 바라카 원전 프로젝트 현장을 찾아 진행 상황을 점검했다. 지난 2월에도 경영권 승계 관련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직후 UAE로 출장을 떠나는 등 UAE 현지 사업을 챙기고 있다.
특히 UAE의 마스다르시티를 중심으로 한 사업 협력 여부가 눈길을 끈다. 마스다르시티는 탄소, 쓰레기, 자동차 없는 도시를 콘셉트로 건설될 예정이다. 총 면적 7㎢로 신도시 조성 사업비만 최대 30조원이 투입된다.
삼성물산과 삼성E&A(옛 삼성엔지니어링) 등 건설 계열사들은 스마트시티 운영과 초고속 통신망 등의 인프라 사업에 경쟁력이 있어 마스다르시티 건립 사업에 협력할 가능성이 크다.
이와 함께 UAE에 최근 데이터센터 유치 붐이 일고 있어 삼성전자와의 인공지능(AI) 반도체 협력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과 중국이 중동 지역의 AI 시장을 선점 경쟁에 나서며 글로벌 빅테크들의 UAE 투자는 급증하는 모습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최근 UAE 아부다비 투자청이 설립한 AI 기업 'G42'에 15억 달러(약 2조1000억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등 외신은 UAE에 수십 개의 데이터센터가 운영 중이며 거액을 투자해 추가 건립이 계획 중이라고 보도했다. UAE는 현재 AI 기술 지원을 위해 사막 지역에 데이터센터 건립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에 전 세계 빅테크들의 대규모 AI 반도체 수주가 시급한 삼성전자도 UAE 정부 및 기업들과 각종 투자 협력에 나설 수 있다.
지난 2019년 모하메드 대통령은 삼성전자 화성캠퍼스를 방문해 반도체 라인을 둘러보고 이 회장과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 회장은 UAE를 여러 차례 방문하며 공을 들이고 있는만큼 삼성과 UAE의 사업 협력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