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훈 기자 = K팝 최대 기획사 하이브(HYBE)가 자회사 어도어(ADOR)에 요구한 이사회 소집이 예상대로 불발됐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민 대표 측은 이날 하이브에 이 회사가 30일로 요청한 이사회 소집에 응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답신을 보냈다.
민 대표의 이 같은 반응은 업계가 예견한 대로였다. 주주총회(주총)가 열리면 지분율 80%를 가진 하이브가 민 대표을 바로 해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이브는 박모 감사를 통해 이사회 소집을 시도했는데, 민 대표 측은 감사의 권한 밖이라며 이 같은 행위가 적합하지 않다고 대응했다.
더구나 3인으로 구성된 어도어 이사회는 민 대표 외 다른 두 명이 민 대표의 최측근이다. 신모 부사장(VP), 김모 수석 크레이이티브 디렉터는 SM엔터테인먼트 시절부터 민 대표와 함께 한 '민희진 사단'이다.
하이브는 어도어 이사회 소집 불발을 예견하고 임시주총(임총) 소집 허가 신청을 이미 지난 25일 법원에 접수했다. 30일 오후 심문기일이 비공개로 열린다.
법원의 결정에 따라 약 한달 뒤 임총 소집 여부가 통지된다. 만약 소집이 허가되면 통지 이후 15일 뒤 임총 개최 및 이사회가 열린다. 임총은 기존 이사를 해임하고 신규이사를 선임하는 절차다. 이어지는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도 선임하게 된다. 하이브 측은 민 대표를 비롯 어도어 경영진을 교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임총이 열리기 전까지 민 대표 측은 시간을 벌며 대응 전략을 논의할 수 있게 됐다.
앞서 하이브는 지난 22일 민 대표와 어도어 임원진에 대해 감사에 착수했다. 이들의 경영권 탈취 시도 혐의를 포착했다고 했다. 하지만 민 대표는 내부고발을 하자 감사로 대응했다며 지난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방시혁 의장을 비롯해 하이브 경영진을 상대로 폭로전을 벌였다. 하이브는 이튿날 민 대표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입장을 내며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