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희 기자 = 류현진(37·한화 이글스)이 다시 한 번 시즌 첫 승을 노크한다. 팀의 연패 탈출까지 걸려있어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류현진은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시즌 네 번째 첫 승 도전 무대다.
지난 2월 한화와 계약기간 8년, 총액 170억원의 대형 계약을 맺고 국내에 복귀한 류현진은 아직 기대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시즌 3경기에서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8.36에 그쳤다. 가장 최근 등판이던 5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선 최악의 피칭으로 고개를 떨궜다. 4⅓이닝을 던지는 동안 안타 9개, 볼넷 2개를 내주며 9실점했다. 이는 류현진의 한 경기 최다 실점 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미국 진출 전이던 2012년 7월 18일 대전 삼성 라이온즈전의 8실점이다.
믿었던 에이스가 무너지며 패한 한화는 설상가상 이후 경기에서도 승리를 챙기지 못하고 10일 두산전까지 5연패 수렁에 빠졌다. 시즌 초반 돌풍의 여운이 모두 가시며 시즌 8승7패로 5할 승률 유지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자신의 패배로 시작된 팀의 연패를 끊을 기회가 류현진에게 돌아왔다. 일반적으로 에이스의 첫 번째 역할은 연승을 잇고, 연패를 끊는 것이 꼽힌다. '특급 에이스'를 맡고 있는 류현진도 자신의 역할을 보여줘야 한다.
앞선 세 차례 등판에서 류현진은 70구 정도가 넘어가면 공이 몰리는 제구 문제를 노출했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구위가 현저히 떨어졌다면 체력 문제라 생각할 수 있지만, 구위가 떨어진 것은 아니었다"며 "너무 정직하게 승부를 들어가다 보니 초구, 2구째에 집중타를 맞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 부분에 변화를 주면 괜찮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류현진의 네 번째 등판이 이뤄지는 이날은 불펜들도 일찍 몸을 풀 예정이다. 최 감독은 "다른 경기보다는 (구원 투수) 준비를 빨리 하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류현진의) 공을 보고, 상황을 보면서 교체를 하겠다"고 말했다. 류현진을 믿고 기다리다 무너졌던 지난 등판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단 의미이기도 하다.
상대 선발 투수는 만만치가 않다. 두산은 이날 선발 마운드에 브랜든 와델을 올린다. 와델은 올해 3경기에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1.06의 뛰어난 성적을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