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7월 이후 13년 8개월만에 2천원 돌파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유럽지역 수급난 영향
휘발유 가격과 84원 차이…일부에선 동일가격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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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승욱 기자 = 휘발유에 이어 경유 가격도 폭등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수급 부족으로 경유값 상승세는 휘발유보다 더 가파른 양상이다. 지난 22일에는 서울 경유 가격이 14년 만에 처음으로 리터(ℓ)당 2000원을 넘어섰다.
23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서울 평균 경유 가격은 ℓ당 1998.93원을 기록 중이다. 지난 22일 오후에는 ℓ당 2001.24원으로 2008년 7월 이후 13년 8개월만에 처음으로 2000원을 돌파했다. 지난달 말과 비교하면 약 3주 사이에 400원 넘게 상승했다.
경유 가격은 이날 오전 6시30분 2002.09원으로 전일 대비 소폭 올랐으나, 현재(오전 10시20분께)는 조정 양상을 보이며 2000원 아래로 떨어졌다.
경유 가격 급등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디젤 차량이 비중이 큰 유럽 지역에서 경유 수요가 많은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경유 수급에 어려움을 겪게 된 것이 발단이 됐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이 러시아로부터 수입하는 경유 비중은 2019년 기준 약 20%를 차지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인한 수급난으로 자동차용 국제 경유 가격은 21일 싱가포르 시장 기준 배럴당 144.7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우크라이나 사태 전 110달러대였던 국제 경유 가격은 지난 9일 180.97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경유 가격 급등으로 휘발유와 경유 가격 격차는 날로 좁혀지고 있다. 통상적으로 ℓ당 200원 정도 차이를 보였는데, 최근에는 100원 아래로 축소됐다.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기준 두 유종의 가격 격차는 약 84원이다. 일부 주유소에서는 동일한 가격대에 판매되면서, 경유 가격이 곧 휘발유 가격을 추월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에 따라 경유 가격 할인폭이 휘발유에 못 미치면서 두 가격의 격차가 좁혀졌다고도 분석한다. 실제 지난해 11월 정부의 유류세 20% 인하 조치 이후 휘발유는 ℓ당 164원 내렸지만 경유는 116원 인하됐다. 경유 할인폭은 휘발유보다 50원 가량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