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 일평균 국내발생 3873.6명…전주比 487.7명↑
곧 5000명 넘을 듯…오미크론 대응 준비 본격화
당국, "'대비→대응' 단계 전환 시간 부족" 내비쳐
"유행 최대한 억제하면서 피해 최소화 준비해야"
정성원 기자 = 이르면 이번 주말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에서 우세종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지역사회에서 유행 규모가 늘어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방역 당국이 오미크론 변이 방역 계획상 '대비' 단계에서 '대응' 단계로 전환되는 기간이 충분치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면서 이미 의료붕괴 위기에 봉착한 해외 각국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19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17일 0시 기준 국내 오미크론 변이 검출률은 일주일 전 12.5%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26.7%를 기록했다.
방역 당국은 이르면 이번 주말 오미크론 변이 검출 건수가 전체 변이 분석 건수 대비 50%를 넘는 '우세종화'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검출률 59.2%를 보인 호남권에서는 이미 우세종으로 자리잡았다.
오미크론 변이 검출률 증가와 맞물려 그간 감소세를 보였던 국내 유행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국내 유행 추세를 보여주는 '일주일간 하루 평균 국내발생 확진자 수'에서 증가 양상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최근 4주간 기록을 보면 지난해 12월28일 5625.4명에서 지난 4일 4119.1명, 11일 3385.9명으로 줄었다. 그러나 18일에는 일주일간 하루 평균 3873.6명을 기록해 전주 대비 487.7명 늘었다.
일별로 보면 지난 13일 3331.6명에서 다음날인 14일 3417.9명을 시작으로 15일 3528.9명, 16일 3625.4명, 17일 3737.4명, 18일 3873.6명 등으로 늘었다. 하루에 100~140명씩 증가한 셈이다. 증가폭은 평일 검사량 증가로 신규 확진자 수가 대폭 늘어나는 19일에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유행 규모가 가파르게 늘어나면서 정부는 지난 14일 발표한 '지속가능한 일상회복을 위한 오미크론 확산 대응 전략' 시행을 사실상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략에 따라 신규 확진자 수가 5000명 이상으로 증가하면 '대비' 단계에 돌입한다. 대비 단계는 현행처럼 '검사(testing)-추적(tracing)-치료(treatment)'로 이어지는 '3T 전략'을 유지하며 감염 확산을 억제하는 전략이다.
일일 확진자 수가 7000명 이상을 기록하면 곧바로 '대응' 단계로 전환한다. 유전자 증폭(PCR) 검사 및 역학조사 우선순위 설정, 병·의원급 신속항원검사 확대, 해외 입국 제한 폐지를 시행한다. 사회 필수직종은 일정 범위 내에서 확진되더라도 근무를 할 수 있도록 업무지속계획(BCP)를 추진한다.
이미 유행 규모가 확대된 만큼 어느 정도 감염 확산을 받아들이는 대신 중증환자 예방을 우선시하는 단계다.
대응 단계는 오미크론 유행 확산으로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하더라도 사회 필수기능을 위해 일정 부분 방역을 완화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앞서 오미크론이 확산한 미국과 유럽에서는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의료서비스 등 사회필수기능이 마비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당국으로서는 '확진자 격리' 원칙을 완화하는 것인 만큼 촉각이 곤두설 수밖에 없다.
당국은 3차 접종과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최대한 대응 단계 전환 시점을 늦추고자 노력하지만 쉽지 않은 상황임을 내비치고 있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전날 기자단 설명회에서 "대비 단계에서 대응 단계로의 전환 시점은 여러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에 예측이 쉽지 않다"면서도 "대비에서 대응 단계로 가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를 고려해 준비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3차 접종과 방역 정책으로 최대한 유행을 억제하면서 대응 단계시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로 코로나19 대유행에서 가장 최악의 순간을 앞두고 있다"며 "코로나19 진료 대응에서 핵심이 될 지역사회 호흡기클리닉 등 1차 의료기관 준비를 철저히 마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