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제 졸피뎀, 항불안제 디아제팜 분실 많아
"의료용 마약류, 식약처 특사경 업무에 포함해야"
안호균 기자 = 최근 5년간 5만개가 넘는 의료용 마약류가 분실되는 등 관리에 구멍이 뚫린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7~2021 상반기) 의료용 마약류 도난·분실 사고는 259건이 발생했다.
해당 사고로 인해 사라진 의료용 마약류(정·앰플·바이알 등)는 모두 5만2258개에 달했다. 한 해 평균 1만 개 이상의 의료용 마약류가 도난·분실된 것이다.
의료용 마약류는 병·의원과 약국에서 4만7134개가 도난·분실됐다. 도매상에서 도난·분실 마약류는 5123개였다.
최근 5년간 가장 많이 도난·분실된 의료용 마약류는 수면제인 졸피뎀(1만6854개)이었다. 항불안제인 디아제팜(5454개), 신경안정제 에티졸람(3610개), 식욕억제제 펜디메트라진(2891개), 정신안정제 알프라졸람(2497개)이 그 뒤를 이었다. 이 약물들은 모두 의사의 적절한 진료와 처방 없이 오·남용할 경우 인체에 매우 심각한 위해를 끼칠 수 있다.
강병원 의원은 이에 대해 "식약처는 식품·약사·보건 분야의 경우 범죄를 직접 수사해 송치할 수 있도록 하는 특사경권을 보유하면서 현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사건·사고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그러나 유독 의료용 마약류만은 특사경 업무에 포함돼 있지 않다. 한 마디로 무를 썰라고 해놓고 칼은 빼앗은 격"이라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또 "식약처가 법적 미비 사항 때문에 전문성을 활용하지 못한 채 수사기관의 수사 결과만 파악하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식약처 특사경 업무 범위에 의료용 마약류를 추가하는 법률을 대표발의했지만 법사위에 계류된 상태다. 누군가의 고의나 악의로 분실된 마약류가 강력범죄에 악용되면서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할 가능성이 매우 큰 만큼 관련 입법이 속도를 낼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