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최우식 '멜로무비'에 한 걸음 더

영화평론가 고겸 역 맡아 박보영과 호흡 "'그해 우리는'과 다른 매력 위해 노력해" "너무 잘하고 싶은 욕심에 두렵기도 해" 그간 드라마·영화·예능 두루 오가며 활약 "연이은 촬영 힘들지만 에너지 남아 있어

2025-02-18     미디어데일

강주희 기자 =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새 시리즈 '멜로무비' 초반까지만 해도 배우 최우식(34)의 연기는 편안하고 익숙하다. 말간 얼굴에 순박한 눈웃음, 친근한 모습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하지만 우연한 기회로 김무비(박보영)와 재회하면서부터 그의 연기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로맨틱 드라마에서 흔히 쓰이는 소재와 장치에도 새로운 감성을 입히며 영리하게 자기만의 것으로 완성해 냈다.

17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최우식은 "마음 놓고 똥강아지처럼 뛰어다니는 캐릭터를 오랜만에 연기해서 재미있었다"며 "까불거리고 좋아하는 사람들 주변에서 알짱대는 모습이 저와 닮았다. 작가님이 저를 워낙 잘 알고 계셔서 제 모습을 대본에 녹여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멜로무비'는 사랑도 하고 싶고 꿈도 이루고 싶은 청춘들이 서로에게 영감이 돼주며 각자의 트라우마를 이겨내는 과정을 그린 로맨스물이다. 드라마 '호텔 델루나'(2019) '스타트업'(2020) '빅마우스'(2022) 등을 연출한 오승환 감독과 '그 해 우리는'(2021) 이나은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극 중 최우식은 영화를 사랑해서 평론가가 된 영화광 고겸을 맡았다. 오디션 현장에서 우연히 김무비라는 이름의 여자에게 운명적인 끌림을 느끼고 그의 뒤를 따라다닌다. 엉뚱하고 유치하지만, 사랑만큼은 직진인 고겸은 우연을 가장하며 무비에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결국 그의 마음을 얻어낸다.

최우식은 "그동안 해온 작품들을 돌아보니 멜로나 로맨틱 코미디는 많이 안 했다"며 "장르 때문에 이 작품을 선택했고, 개인적으로도 더 잘하고 싶었던 욕심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품 공개 후 처음으로 인터넷을 멀리했다. 반응을 찾아보는 게 조금 무서웠다"고 했다.

"원래 주변에 반응을 물어보는 편인데 이번에는 그러지 못했어요. '더 좋은 걸 보여줘야지', '더 좋은 면을 보여줘야지' 하는 욕심이 좀 많았나 봐요. 주변을 살피면서 어떤 부분이 부족했고, 어떤 부분을 좋아하시는지 캐치해서 성장하는 게 좋은 방향이라는 걸 알고 있는데, 시간이 좀 지나고 반응을 찾아보려고요."

3년 만에 선택한 로맨틱 코미디이지만, '멜로무비'가 공개된 후 최우식은 전작인 '그 해 우리는'의 최웅과 유사하다는 평가를 마주했다. 우연으로 시작된 두 남녀의 로맨스, 한 여자만 바라보는 남자 주인공이 비슷하다는 거다. 이에 최우식은 "설정과 캐릭터, 극중 트라우마가 다르지만, 똑같은 작가와 똑같은 배우가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런 것들이 당연히 있겠다는 생각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작과 다른 매력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는 "억지로 틀거나 비틀면 역효과가 날 수 있기 때문에 걱정이 많았다"며 "고겸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맑고 맑은 직진남이라서 부끄러워하지 않고 한 여자만 보며 직진하는 모습에 사람들이 호기심이 들도록 표현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이번 작품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박보영에 대해선 "동갑내기와 연기한 게 처음인데 편하게 분위기를 이끌며 많이 알려줬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생각이나 고민이 많은 스타일인데 보영씨는 늘 답을 갖고 있다"며 "현장에서 우왕좌왕하는 저를 많이 잡아줬고, 아이디어도 줬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번 작품을 찍으면서 왜 사람들이 박보영이라는 배우를 좋아하는지 알 것 같았어요. 제가 아직 멜로의 모먼트를 모를 때가 있는데 그런 걸 많이 도와줬어요. 첫 회 전봇대 키스 엔딩 장면을 찍을 때 어떻게 고개를 기울일지 등을 감독님과 셋이 논의하면서 저도 많이 배웠어요. 경험이 쌓여 더 편하게 할 수 있고 자신감도 많이 붙었습니다."

2011년 데뷔한 최우식은 영화 '거인'(2014) '부산행'(2016) '옥자'(2017) 기생충'(2019), 드라마 '호구의 사랑'(2015) '살인자o난감'(2024) 등에 출연했다. 영화와 드라마 뿐만 아니라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엉뚱하고 귀여운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최우식은 "'기생충'을 했을 때보다 '서진이네'를 했을 때 많은 분이 제 이름을 알아주셨다"면서 "예능과 드라마, 영화를 연달아 찍으면 당연히 힘들었지만 좋은 에너지가 많이 남았다"고 돌아봤다.

최우식의 차기작은 올 하반기 방송 예정인 SBS 드라마 '우주메리미'다. 최고급 신혼집 경품을 사수하려 두 남녀의 위장 신혼 서바이벌을 담은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로 정소민과 호흡을 맞춘다. 영화도 준비 중이다. 장혜진, 공승연 등과 함께 영화 '넘버원'에서 엄마가 해준 집밥을 먹을 때마다 눈 앞에 카운트다운 숫자가 보이는 하민 역을 맡았다.

"어떻게 하다 보니 올해부터 제일 바쁘게 일할 것 같아요. 비슷한 시기에 여러 작품이 우르르 나와서 힘들 수도 있지만 제가 많이 성장할 수 있는 시기인 것 같습니다.  밝고 긍정적인 작품, 마음이 따뜻해지는 작품으로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