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계엄 사태로 연기된 외교·안보 일정 완전 재개"
외교 1차관·국무 부장관, 계엄 후 첫 고위급 대면회담 "北 도발 가능성 대비"…한미연합방위태세 유지 확인 캠벨 "韓어려운 시기 잘 극복하길…NCG회의 곧 재개" 김홍균 "트럼프 행정부에 한미공조 중요성 인수인계"
변해정 기자, 이윤희 특파원 = 한국과 미국 정부가 한국의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연기됐던 양국 간 외교·안보 일정을 완전히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도 함께 대비하기로 했다.
24일 외교부에 따르면 방미 중인 김홍균 외교부 1차관은 23일(현지시각) 오후 미국 워싱턴DC 국무부에서 커트 캠벨 국무부 부장관과 회담을 갖고 이같은 의견을 교환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해제와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한국 정부 고위직이 미국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측은 회담에서 향후 한미 고위급 교류 일정을 협의했으며, 계엄 사태 이후 연기된 한미 외교·안보 일정을 가능한 신속하고 상호 편리한 시점에 개최하기로 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윤 대통령 계엄 선포 이후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 및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의 방한 등을 연기한 바 있다.
캠벨 부장관은 이날 회담 전 계엄 사태로 연기된 NCG 회의가 조만간 재개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오늘 논의할 문제 중 하나"라며 "한미 관계의 중요한 메커니즘이 계속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며 일정이 잡힐 것이라 본다"고 답한 바 있다.
양측은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 간 회담 일정과 의제도 조율한 것으로 보인다.
김 차관은 전날 워싱턴DC로 입국한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미 고위급 교류를 재개할 필요성에 대해 양국이 공감함에 따라 우선 제가 워싱턴을 방문하게 됐다"고 설명한 바 있다.
캠벨 부장관은 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리더십과 한국 민주주의 복원력을 신뢰한다며, 한미동맹과 한국에 대한 방위공약에 변화가 없다고 확인했다.
그는 회담 전 취재진 앞에서도 "지난주 지휘 체계에 큰 변화가 있었다"면서 "한국이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하기를 바라며 양국 파트너십이 중대한 시기에 강력하고 단호히 유지되길 매우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상황에 대해서는 "한국에 대한 우리의 강력한 신뢰, 한국의 민주주의와 헌법 조항에 대한 깊은 믿음을 강조하고 싶다"면서 "상황을 면밀히 지켜봤으며 한국 측과 최대한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김 차관은 한국의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로 안정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설명했다. 지난 15일 한 권한대행과 조 바이든 대통령 간 통화를 통해 확인된 한미동맹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굳건한 한미동맹과 한미일 협력의 발전을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가자고 했다.
앞서 그는 "한국의 정치적 상황 속에서도 동맹과 한국 민주주의에 대한 미국의 흔들림 없는 지지와 신뢰에 감사한다"며 "대행체제에서도 국정은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고 앞으로 한국에서 펼쳐질 일은 헌법에 합치하는 민주적 절차와 법치를 따를 것이란 점을 보장한다"고 강조했다.
양측은 북한이 현 상황을 오판해 다양한 도발에 나설 가능성에 대비하고, 한미연합방위태세를 더욱 굳건히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참전과 사상자 발생이 확인된 상황에서 북러 간 불법 군사협력을 저지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도 지속 강화하기로 했다.
내년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 이후 한미 관계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김 차관은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한미가 동맹을 발전시키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긴밀하게 소통하고 공조할 수 있도록 캠벨 부장관이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다. 캠벨 부장관은 그러한 한미의 공동 목표가 달성될 수 있도록 차기 행정부에 전달하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우리 정부는 트럼프 당선인 측으로부터 대통령 취임식 초청을 아직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국민의힘 김대식·조정훈 의원이 미국 공화당 소속인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의 초청을 받아 취임 축하 무도회에 참석하기로 했다. 재계 인사로는 제임스 김 주한 미국상공회의소 회장과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이 초청을 받아 참석 여부를 검토 중이며, 한미동맹친선협회와 한미동맹재단 고문으로 활동해 온 우오현 SM그룹 회장도 취임식 참석 추천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