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 떠나는 개미들"…그래도 AI주는 담는다
LG전자·HD현대일렉트릭·한미반도체 등 매수
강수윤 기자 = 이달 들어 개인 투자자가 국내 주식시장에서 순매도 기조를 보이는 가운데 글로벌 인공지능(AI) 산업 관련주는 매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이달 들어 10일까지 국내 증시에서 1518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지난 한 달간 7570억원을 순매수한 것과 대비된다.
박스권에 지친 개미들은 국내 주식을 팔고 우상향하고 있는 미국 주식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최근 일주일(6월1~7일)간 미국 주식을 3억1662만 달러(약 4372억원) 순매수했다. 지난달 18∼24일(1759만 달러) 보다 18배나 늘어났다.
그러나 개인투자자들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AI 관련주, 전선주 등은 집중적으로 담고 있다.
이달 들어 전날까지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 1위는 국내 반도체 대장주 삼성전자였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 기간 2896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HBM) 퀄테스트(품질검증)가 실패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납품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위는 LG전자로 1234억원의 개인투자자 자금이 유입됐다. 자체 보유한 AI 냉각시스템이 데이터센터 발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최근 AI 수혜주로 재평가받았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AI 데이터센터 전력 효율과 발열 문제를 동시에 해결 가능한 칠러 등 AI 냉각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어 2030년까지 현재 매출 기준 2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온디바이스 AI 수혜주 삼성전기(813억원), AI반도체 수혜주인 한미반도체(389억원)도 각각 순매수 종목 4위와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미반도체는 SK하이닉스에 열압착(TC) 본더를 독점적으로 공급하며 엔비디아 수혜주로 주목받았다.
투자자들은 두산에너빌리티(579억원)와 HD현대일렉트릭(576억원) 등 전력설비 관련주도 사들였다. AI 산업 성장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데다, 한국전력공사가 41조원 규모 인도네시아 송전망 구축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투심이 몰렸다.
권덕민 신영증권 연구원은 "HD현대일렉트릭은 미국의 노후화된 변압기 교체 수요가 증가하면 수혜가 예상된다. 데이터센터, AI 등에 따른 전력수요 급증이 예상되며 변압기에 대한 추가 수요가 이뤄질 것으로 추정된다"며 목표주가 36만원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