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파업 현실화될까"…삼성전자 주가 어디로

"파업 방식 소극적…일시적 하락 요인으로 봐" "HBM 공급은 시간 문제…펀더멘털 변함 없어"

2024-05-30     뉴시스

박은비 기자 =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창사 이래 처음 파업을 선언하면서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엔비디아의 삼성전자에 대한 고대역폭메모리(HBM) 검증 테스트가 길어지는 상황에서 악재가 겹쳤다는 분석이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400원(3.09%) 빠진 7만5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엔비디아발 훈풍에 상승 출발한 주가는 7만8000원선을 회복하는 듯했지만 결국 7만5000원대까지 밀려났다.

지난주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HBM 검증 테스트를 아직 통과하지 못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 주가에 찬물을 끼얹었다. 하지만 이번주까지 영향이 이어지지는 않았고, 임금 교섭 결렬에 따른 파업 소식이 전해지기 전까지 소폭이나마 2거래일 연속 상승한 바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노조의 창사 이후 첫 파업 선언에 급락했다"며 "다음달 7일 단체 연차 사용을 시작으로 노조 리스크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SK하이닉스의 추가 상승 여력이 33%에 달한다고 평가한 반면 아시아 인공지능(AI) 수혜주 추천 목록에서 삼성전자를 제외했다. 삼성전자가 아직 AI칩 제조에 필수적인 HBM을 양산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외국인은 지난 24일부터 3거래일 연속 순매도세다. 이달 들어 전날까지 삼성전자 주식을 1조2047억원어치를 팔아치워 순매도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 10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주가가 부진하더라도 삼성전자의 펀더멘털 자체가 흔들린 건 아니라는 시각이다. HBM 공급 문제 역시 시간 문제라고 보고 있다.

신석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파업이 어떻게 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도 "전날 주가가 많이 빠졌지만 펀더멘털 이런 게 달라진 건 없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는 주가 전망이 괜찮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밝힌 파업 계획에 따르면 다음달 7일 연차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파업이 이뤄질 예정이다. 통상 파업을 하려면 전체 조합원을 상대로 파업 찬반 투표를 하지만 노조는 이번에 연차 사용에 대한 지침만 전달하고 이를 독려한다는 방침이다.

노조가 일괄 파업이 아닌 소극적인 방식을 선택한 것과 관련 첫 파업인 만큼 파업 실패에 대한 부담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증시 전반적으로 엔비디아 효과가 일단은 단기적으로 크게 한 번 왔다가 일단은 좀 사그라들 것"이라며 "삼성전자 노조 파업 여파에 대해서는 그렇게 심각하게 보고 있지는 않다"고 평가했다.

박 센터장은 "삼성전자 실적은 D램 덕분에 2분기에 나쁘지 않않을 것으로 예상돼 주가가 조금씩은 올라갈 수 있는 여건이 돼 있다고 본다"며 "HBM 관련해서도 SK하이닉스를 따라잡는 데 큰 애로사항은 없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HBM 물량 증가는 올해 2분기 말부터"라며 "제품믹스 개선이 더 중요한 변수"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HBM3 시장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고, HBM3E 시장에서도 의미있는 점유율을 확보하는 게 목표지만 최근 움직임은 2분기 중에 큰 변화가 발생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반기 실적 개선에도 HBM3 물량 증가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