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의원 쪼개기 후원'…구현모 약식기소, 황창규 무혐의(종합)

위용성 기자 = 검찰이 국회의원 99명을 상대로 '쪼개기 후원'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구현모 KT 대표이사를 약식기소하고 황창규 전 KT 회장은 무혐의 처분했다.

4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검사 유경필), 형사14부(부장검사 김지완)는 정치자금법 위반, 업무상 횡령 혐의로 KT 대관담당 임원 맹모씨 등 4명과 법인을 불구속 기소했다. 다만 황 전 회장은 공모했다고 볼 증거가 없어 불기소 처분했다.

맹씨 등 임원 4명은 지난 2014년 7월~2015년 11월, 2016년 1월~2017년 9월 등 기간에 '상품권 할인'을 통해 11억5100만원 상당의 부외자금을 조성한 뒤 임직원과 지인 등 명의로 100만~300만원씩 나눠 국회의원 99명의 후원회 계좌에 총 4억3800만원을 이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치자금법은 법인 또는 단체와 관련된 자금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검찰은 당시 대관 담당 부사장급 임원이었던 구 대표 등 고위임원 10명은 약식기소 처분했다. 구 대표 등은 대관 담당 임원으로부터 자금을 받아 자신 명의로 의원 13명의 후원회에 총 1400만원을 기부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기부 명의 대여라는 가담의 정도와 기부 금액 등을 고려, 사건처리기준에 따라 약식기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그간 황 전 회장과 구 대표 등을 비롯해 대관·인사·예산·감사 등 주요 부서 임직원 등 관련자 30여명을 47차례 불러 조사하는 한편, 압수수색을 통해 정치자금 조성부터 기부가 이뤄진 기간의 보고서들, 회의록, 이메일 등을 확보해 분석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황 전 회장이 관련 보고를 받았거나 제대로 인식한 채 지시·승인했다고 볼만한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이와 함께 임원 중 가담 정도가 비교적 경미한 1명은 기소유예, 4명은 불입건했다.

검찰은 또 황 전 회장의 변호사 수임료를 회사자금에서 지급해 횡령했다는 혐의, 관료출신 등 14명을 경영고문으로 위축해 고문료 등 19억원을 지급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배임 혐의, 특정 광고대행사를 선정해 회삿돈 68억원을 지급했다는 배임 혐의 등도 모두 혐의없음 처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