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서신에 민주당 "선거 개입" vs 통합당 "반가운 선물"
박근혜 서신에 민주당 "선거 개입" vs 통합당 "반가운 선물"
  • 뉴시스
  • 승인 2020.03.06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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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최악의 정치재개 선언…통합당, 과거로 회귀"
금태섭 "정치공학 계산하고 국민들을 쪼개고 있다"
황교안 "통합 중요성 상기…총선 앞두고 천금 같다"
김영환 "중도보수 완벽한 통합의 걸림돌이 제거됐다"
김병준 "이름 팔아 하는 정치 안 했으면 좋겠다는 뜻"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 서신을 낭독 기자회견을 끝내고 취재진들에게 서신을 공개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 서신을 낭독 기자회견을 끝내고 취재진들에게 서신을 공개하고 있다.

여야는 5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 서신에 대해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으며 총선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더불어민주당은 박 전 대통령이 4월 총선에서 보수 결집을 주문한 것이 선거 개입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박 전 대통령의 옥중 편지는 최악의 정치 재개 선언"이라며 "국정 농단에 반성은커녕 국민을 분열시키는 선동에 전직 대통령이 나선 건 안타까운 일"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 원내대표는 "국민에게 탄핵 당한 대통령이 옥중 정치로 선거에 개입하는 행위는 묵과하기 어렵다"며 "우리 국민 중에 다시 박근혜 시절로 돌아가자는 주장에 동의하는 건 극히 일부에 불과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통합당은 보수는 변화하라는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고 다시 과거로 회귀하고 있다"며 "국민들이 준엄히 심판하리라 생각한다"고 단언했다.

조정식 정책위의장도 "국정농단의 망령이 다시 살아났다"며 "박 전 대통령이 옥중 입장문을 밝히며 노골적으로 선거개입 의사를 드러냈다"고 가세했다.

조 의장은 "통합당이 친박당, '도로박근혜당'으로 퇴행했음이 명백히 확인된 것"이라며 "박 전 대통령과 통합당에 경고한다. 탄핵과 촛불혁명을 부정하고 국정농단의 부활을 꾀하는 반민주적 반역사적 시도는 반드시 혹독한 국민적 심판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힐난했다.

이인영(왼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정책조정회의에 참석해 현안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이인영(왼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정책조정회의에 참석해 현안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다른 민주당 의원들도 SNS를 통해 공세를 폈다.

신동근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박근혜라는 이름엔 ‘국정농단, 탄핵’이라는 꼬리표가 항상 붙어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메시지는 ‘정치 유전자 검사 결과서’"라며 "이보다 더 통합당이 박근혜의 유전자가 온존하고 있는 정당임을 확인시켜주는 물증은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두관 의원은 지난 4일 페이스북을 통해 "미래통합당은 탄핵당한 박근혜를 구출하기 위해 모인 '미래박통당'의 약자에 지나지 않는다는 고백을 한 것"이라며 "핑크색으로 바꿨다고 통합당의 본질이 바뀌지는 않으리라 짐작했지만, 이렇게 빨리 본색을 드러낼 줄은 정말 몰랐다"고 했다.

탄핵소추위원이었던 금태섭 의원은 "우리 모두가 고투를 벌이고 있는 이 시점에서 박 전 대통령은 정치공학을 계산하고 국민들을 쪼개고 아직까지 자신에게 동정심을 가지고 있는 시민들을 동원하고 있다"며 "국민의 심판, 헌법재판소의 심판을 받은데 이어 사법부의 심판을 받고 있는 전직 대통령이 할 말인가"라고 질타했다.

금 의원은 "이 편지를 읽고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최소한의 인간적 연민도 사라졌다"며 "우리 국민들은 박 전 대통령이 말하는 방식으로 힘을 합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우애와 연대로 코로나 19를 극복할 것이고, 이번 총선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왜곡된 정치적 욕망을 완전히 종결시키는 심판의 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에 대해 '분열 말자'라는 해석에는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구체적인 의미에 대해서는 조금씩 의견을 달리했다.

황교안 대표는 통합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전해져 온 박 전 대통령의 서신은 자유민주세력의 필승을 염원하는 모든 국민들에게 반가운 선물이었다. 정권 심판이라는 대의 앞에서 결코 분열해선 안 된다는 메시지는 다시 한 번 통합의 중요성을 상기시켜 준다"며 반겼다.
 
그는 "역사적 터닝 포인트가 돼야 할 총선을 40여일 앞두고 전해진 천금 같은 말씀이라 생각한다"며 "오직 통합만이 승리로 가는 길이다. 미처 이루지 못한 통합의 남은 과제들을 끝까지 확실하게 챙겨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김영환 최고위원도 "저는 그 과정을 겪어보지 못한 사람이지만, (박 전 대통령 메시지를 보고) 크게 안도했다"며 "이제 중도 보수가 완벽하게 통합할 수 있도록, 걸림돌이 제거되고 여건이 마련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이 자신을 끌어들이지 말라고 선을 그은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해당 메시지를 "박근혜 대통령 이름을 팔아서 하는 정치, 또 나를 끌어들여서 하는 정치는 안 했으면 좋겠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메시지에 대해 "나를 더 이상 정치에 끌어들이지 마라, 나를 끌어들여 야권이 더 분열되는 일은 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들어있다"며 "이를 적극적인 옥중 정치라는 해석은 맞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전체적으로 미래통합당 보고 이렇게 해라 이런 얘기는 없지 않나. 주요 요청사항이 누구를 향하냐면 태극기를 드신 분들, 행간에 최근 박 전 대통령 이름을 앞세워 정당을 만드는 분들을 향한 메시지가 강하다"며 "박 전 대통령 이름을 앞세운 분열 상황에 대해 걱정한 것 아닌가 싶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 메시지가 극우 보수세력과 통합의 명분이 되는 것 아니냐는 진행자 질문에 "통합 이야기를 강하게 했다면 미래통합당에도 무슨 주문을 했을 텐데, 쭉 읽어보면 통합당이 이 사람들을 잘 합쳐 우리가 잘 가고자 하는 그런 이야기는 별로 없다"고 답했다.

탄핵 전으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박 전 대통령 메시지를 너무 적극적으로 해석하지 말아달라고 저는 부탁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김재원 정책위의장은 이날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자유공화당 입장에서 (공천 중단을) 당연히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인데, 그것은 또 우리 당에서는 받아들이기가 만만치 않다"며 "그런 것까지도 당 지도부가 결정을 빨리 해서 앞으로 보수통합을 완전하게 이루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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