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이 전 회장 책임론으로 번져
코오롱티슈진 소액주주 검찰 고소 방침
28일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에 대한 식품의약안전처의 허가취소 및 형사고발 사실이 알려지자 코오롱그룹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인보사는 단순한 신약이 아닌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전사적 역량을 집중했다. 19년간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약 1100억원에 달하는 투자 결정을 내렸다.
지난해 말 사퇴한 이웅열 전 회장은 '넷째 자식'이라고 부르며 수차례 인보사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 전 회장은 개발 초기부터 세계 시장 공략을 염두에 두고 1999년 미국에 우선 티슈진(Tissugene, Inc.)을 설립했다.
이후 2000년 티슈진아시아(현 코오롱생명과학)를 설립하고 2001년부터 관련 특허들을 취득함과 동시에 미국과 한국에서 동시에 임상을 진행하는 등 인보사 개발을 이어왔다.
2017년 인보사의 생산거점인 코오롱생명과학 충주공장을 찾은 자리에서는 인보사의 의미를 칠판에 적는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해 '나에게 인보사는 981103'이라고 밝혔다.
이 전 회장은 "인보사 사업검토 결과 보고서를 받아 본 날이 1998년 11월3일이었는데 성공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보고 내용에 정말 많은 고민을 했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성공가능성이 0.00001%라고 할지라도 그룹의 미래를 생각할 때 주저할 수 없었고 과감하게 실행에 옮겼다"며 "인보사의 생년월일인 981103은 나에겐 또 다른 성공의 숫자가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코오롱그룹 측은 인보사 사태의 여파가 그룹으로 번지는 걸 차단하기 위해 고심 중이다. 하지만 그룹의 지주회사인 ㈜코오롱이 티슈진의 지분 27.26%, 코오롱생명과학의 지분 20.35%를 각각 보유 중인 최대주주다.
이웅열 전 회장은 ㈜코오롱의 지분 45.83%, 티슈진 지분은 17.83%, 생명과학 지분도 14.40%를 갖고 있다. 세 회사의 대주주이자 주요주주인 만큼 직·간접적으로 경영 전반에 관여한 것으로 볼 수 있어 이 전 회장의 책임론까지 불거지고 있다.
'인보사 사태'에 따른 주가 하락으로 손실을 본 코오롱티슈진 소액주주들은 이 전 회장 등을 검찰에 고소하기로 했다
이 전 회장이 인보사 사태가 터지기 약 넉 달 전인 작년 11월 말 돌연 경영 퇴진을 선언, 퇴직금으로 411억원이나 챙겨 물러난 점도 비판을 받고 있다.
물론 코오롱 측은 '이 전 회장도 퇴임 전에는 인보사 문제를 전혀 몰랐다'는 입장이다.
그룹 측은 "현재로선 할 얘기가 없다.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