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희철 감독, 역대 두 번째 부임 첫 시즌 통합우승 눈앞
전희철 감독, 역대 두 번째 부임 첫 시즌 통합우승 눈앞
  • 뉴시스
  • 승인 2022.05.10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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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SK, 3승1패로 구단 첫 통합우승에 1승 남아

전희철, 2001~2002시즌 오리온스 김진이어 부임 첫 시즌 통합우승 눈앞

SK에서 13년 동안 프런트·코치로 경험 쌓아…능구렁이 초보 감독
 백동현 기자 = 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KBL 챔피언결정전 안양 KGC인삼공사와 서울 SK나이츠의 2차전 경기, SK 전희철 감독이 심판의 판정에 항의하고 있다.

박지혁 기자 = 프로농구 서울 SK의 전희철(49) 감독이 역대 두 번째로 감독 부임 첫 시즌 통합우승 달성을 눈앞에 뒀다.

SK는 10일 오후 7시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안양 KGC인삼공사와 2021~2022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5차전을 치른다.

1·2차전에서 승리 후, 3차전에서 패해 상승세가 한풀 꺾이는 듯 했지만 SK는 4차전을 다시 잡으며 3승1패로 인삼공사를 벼랑 끝으로 몰았다.

1승만 더 거두면 2017~2018시즌 챔피언 등극 이후 네 시즌 만에 통산 세 번째 챔피언에 오른다. SK는 1999~2000시즌에 첫 우승을 차지했다.

또 구단 역사상 첫 통합우승을 달성하게 된다. SK는 아직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을 동시에 석권한 적이 없다.

SK가 승리하면 지난해 4월 사령탑에 선임된 전 감독은 부임 첫 시즌 통합우승이라는 위대한 역사를 쓰게 된다.

출범 이후 부임 첫 시즌에 통합우승을 지휘한 건 2001~2002시즌 대구 동양 오리온스(현 고양 오리온)를 정상에 올린 김진 감독 이후 역대 두 번째다.

김진 감독이 2000~2001시즌 감독대행으로 '감독 리허설'을 가진 것과 달리 전 감독은 코치에서 바로 감독으로 승격했다.

전 감독은 이번 시즌 정규리그 개막을 앞두고 열린 컵대회에서 우승을 이끌며 예열을 마쳤다.

이어 수원 KT, 인삼공사 등 쟁쟁한 강호들을 따돌리며 정규리그 1위에 올랐고, 챔피언 등극에 1승만 남겼다.

지난 시즌과 비교해 선수 구성에 큰 변화가 없지만 전 감독은 통계와 기록을 바탕으로 꼼꼼하게 선수별 출전시간, 로테이션을 관리했다.

또 정기적으로 체지방과 골격근량을 점검하며 부상 방지와 긴장감을 유지했다. 단기전에선 빠른 대처능력을 보여주며 준비된 지도자의 모습을 잘 보여줬다.

초보 사령탑치곤 매우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지휘봉만 잡지 못했을 뿐 감독 곁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능구렁이 초짜'다.

전 감독은 농구대잔치 시절 대학농구를 주름잡았던 스타플레이어 출신이다. SK에서 등번호 '13번'은 영구결번이다.

스타 선수들은 대부분 무난하게 지도자의 길을 걷지만 전 감독은 조금 다르다.

2008년 은퇴 후, 2군 감독으로 부임했다가 오래 지나지 않아 보직을 바꿨다. 이듬해까지 전력분석코치를 지냈다.

2010년부터는 약 한 시즌 동안 운영팀장으로 프런트 업무를 책임졌다. 농구를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선수단에서 한걸음 떨어져 '코트 밖'을 경험했다.

전 감독은 "농구뿐 아니라 인생에서 가장 큰 전환점이 된 시기다. 농구공을 잡은 이후로 늘 주변에서 챙겨주는 것에 익숙했지만 그때는 달랐다. 솔직히 힘든 때였다"면서도 "농구 한 경기를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고 노력하는지 알았다. 한 경기의 소중함을 배웠고, 선수단이 이런 주변의 노고를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1년 코치로 승격해 문경은 감독을 보좌했고, 2012~2013시즌 정규리그 1위, 2017~2018시즌 챔피언 등극을 함께 했다.

지난 시즌 팀이 8위로 부진, 문 감독이 물러나자 바통을 이어받았다.

전 감독도 문 감독처럼 선수들과 허물없이 지내는 '형님 리더십'에 가깝다.

코치 시절부터 선수들과 컴퓨터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롤)'를 즐기는 등 팀 문화를 다지고, 선수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결이 살짝 다르다. 전 감독은 불같은 면이 있다. 본인이 구상한 궤도에서 이탈하면 특유의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휘어잡는다. '밀당(밀고 당기기)'에 능하다.

산전수전 다 겪은 초보 전 감독이 안방에서 첫 우승 헹가래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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