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외식비 계속 오른다…물가 5개월째 3%대 '고공행진'(종합)
기름값·외식비 계속 오른다…물가 5개월째 3%대 '고공행진'(종합)
  • 뉴시스
  • 승인 2022.03.04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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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효식 기자 = 서울 시내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표시돼 있다. 2022.03.02. yesphoto@newsis.com

영주 이승재 기자 =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3.7% 오르며 5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는 둔화됐지만, 석유류와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 외식류 물가가 확대되면서 3%대 고물가 흐름이 지속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2월 물가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나 향후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5.30(2020=100)으로 1년 전보다 0.6% 상승했다. 상승 폭은 전월(3.6%)보다 0.1%포인트(p) 확대됐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3.2%) 9년 8개월 만에 3%대로 올라서더니 11월(3.8%), 12월(3.7%), 올해 1월(3.6%)에 이어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3%대 고물가 흐름을 이어갔다.

2월 물가 상승률을 품목 성질별로 보면 농축수산물은 1년 전보다 1.6% 상승하며 전월(6.3%)보다 크게 둔화됐다. 채소류 가격이 8.3% 하락하며 농산물 가격도 2.3% 내려갔다. 딸기(20.9%), 귤(20.0%), 포도(22.8%) 등 과일류 가격은 올랐으나 파(-59.8%), 양파(-41.8%), 쌀(-6.3%), 고춧가루(-13.2%), 고구마(-21.1%) 등은 가격이 내려갔다.

축산 물가는 돼지고기(12.4%), 수입 쇠고기(26.7%), 국산 쇠고기(5.1%) 등이 오르면서 8.8% 상승했다. 수산물 가격은 전년보다 0.3% 올랐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축산 물가의 경우 도축 마릿수를 봤을 때 공급이 부족한 게 아닌데 가격이 오르는 것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육류 소비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며 "딸기와 귤은 작황 부진, 포도는 수입 단가 상승 등으로 가격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공업제품은 전년보다 5.2% 상승했다. 정부의 유류세 인하 정책에도 휘발유(16.5%), 경유(21.0%), 등유(31.2%), 자동차용 LPG(23.8%) 등 석유류 가격이 19.4% 상승했다. 이와 함께 빵(8.5%) 등 가공식품 가격도 5.4% 상승하며 공업제품 물가를 끌어올렸다.

정병혁 기자 = 서울시내 식당가에 음식 광고판이 설치돼있다. 2022.01.03. jhope@newsis.com
정병혁 기자 = 서울시내 식당가에 음식 광고판이 설치돼있다. 2022.01.03. jhope@newsis.com

전기료(5.0%), 상수도료(4.1%), 도시가스(0.1%) 등이 모두 오르면서 전기·수도·가스 요금은 1년 전보다 2.9% 상승했다.

서비스 물가는 1년 전보다 3.1% 올랐다. 외래진료비(2.3%), 입원진료비(1.5%) 등 공공서비스 물가는 0.9% 상승에 그쳤지만, 개인서비스 물가가 4.3%나 올랐다. 2009년 2월(4.4%) 이후 1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른 셈이다. 특히 생선회(9.8%), 쇠고기(8.2%) 등 외식 물가가 6.2%나 상승했다. 이는 2008년 12월(6.4%) 이후 13년 2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공동주택관리비(6.2%), 보험서비스료(13.4%) 등 외식 외 서비스 물가도 3.0% 상승했다.

집세는 전세(2.9%)와 월세(1.1%)가 모두 오르면서 2.1% 상승했다.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4.1% 상승했다.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5개 품목의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9% 하락했다. 신선식품지수가 하락세를 보인 건 지난해 10월(-7.8%) 이후 4개월 만이다.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의한 물가 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3.2% 상승했다. 이는 2011년 12월(3.6%) 이후 10년 2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이다.

개인서비스의 물가 상승 기여도가 계속 확대되고 있는 데다가 수요 측 물가 상승 압력도 커지고 있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여기에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 누적에 따라 제조 원가가 상승하고 국제 곡물 가격 상승에 따른 가공식품 가격 오름세, 명절 할인 종료 등도 근원물가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전년보다 2.9% 상승했다. 상승 폭은 2009년 6월(3.0%) 이후 12년 8개월 만에 최대다.

어 심의관은 3월 물가 전망에 대해 "국제유가 및 곡물 가격 상승, 글로벌 공급망 차질, 우크라이나 사태 등 지정학적 위험 요인까지 가세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더 커질 우려가 있다"며 "공업제품과 개인서비스 가격 확대도 지속되고 있어서 오름세가 둔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강종민 기자 =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 ppkjm@newsis.com
강종민 기자 =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 ppkj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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